[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성장이 유난히 더딘 반려견…혹시 간문맥전신단락?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성장이 유난히 더딘 반려견…혹시 간문맥전신단락?
  •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9.24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성우 피어프리 중점진료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신성우 피어프리 중점진료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우리나라에서 키우는 반려견은 대부분 소형견이다. 주거형태에 따른 특성도 있지만 작은 강아지를 선호하는 점도 하나의 이유라 할 수 있다. 강아지의 크기는 견종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또래의 같은 견종보다 유난히 몸집이 작다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오늘 설명할 질환인 간문맥전신단락이 있다면 강아지의 성장이 느리게 나타나 몸집이 작다는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다.

간문맥전신단락은 선천적으로도 후천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선천적인 기형혈관으로 발생하는 편이지만 간염, 간경화처럼 간에 질환이 생겨 후천적으로 간문맥전신단락이 생기기도 한다.

강아지가 태아일 때 혈액이 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심장으로 향할 수 있도록 하는 우회혈관이 있다. 원래라면 자연적으로 닫히는 혈관이지만 닫히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으면 문제가 생긴다. 혈액은 간문맥을 타고 간으로 흘러 해독과정을 거친 후에 심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우회혈관을 통하면 해독과정이 생략된 혈액이 몸을 순환하면서 독성물질이 그대로 심장을 거쳐 전신으로 퍼지게 된다.

특히 간문맥전신단락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유독성 물질인 암모니아다. 원래라면 간에서 해독되면서 신장을 통해 배출되지만 간문맥전신단락이 있다면 전신으로 퍼져 문제가 된다. 특히 암모니아가 뇌혈관으로 들어가면 발작을 일으킬 수 있고 멍하니 서 있거나,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등의 다양한 신경증상을 불러올 수 있다.

간문맥전신단락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기형혈관을 닫아 혈액이 다시 간으로 흐르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아밀로이드 링이나 셀로판 밴드를 사용해 혈관을 닫아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아밀로이드 링이나 셀로판 밴드를 사용하면 혈관을 서서히 닫을 수 있어 갑자기 혈관을 닫아버렸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두 수술법은 각각 장단점이 다르니 반드시 수의사와 자세한 상담 후 반려견에 맞는 수술법을 결정하길 바란다.

간문맥전신단락은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질환 중 하나다. 반려견의 성장이 더디게 느껴진다면 동물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간혹 건강검진을 하다가 간문맥전신단락을 우연히 발견해 치료하는 일도 있으니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건강검진을 해주는 것을 권장한다.

보호자가 단순히 ‘강아지가 좀 작은 편이네’라고 생각하다가 질환의 신호를 놓칠 수 있다. 사소한 차이라고 지나치지 말고 수의사와 상담해 원인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