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뚜렷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본 사업으로 전환돼야
성과 뚜렷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본 사업으로 전환돼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9.30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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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개 기관 참여, 7만건 이상 청구로 큰 호응
환자 예후 개선, 의료비 절감 성과도 확인
12월 종료 앞두고 본 사업 전환 필요성 커져
올해 12월 종료를 앞둔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면서 본 사업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신장학회와 이종성 의원은 ‘복막투석환자의 재택관리 강화 대책 논의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 본 사업 전환 필요성을 조명하고 개선책을 논의했다. 

말기신부전환자는 신장이 본래 기능(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손상돼 결국 혈액을 깨끗이 정화하는 투석치료를 받아야 한다.

투석치료에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 중 복막투석은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혈액투석과 달리 한 달에 1~2번 정도만 병원을 방문하고 집에서 혼자 투석하는 방법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부담이 덜 하다. 

하지만 환자 혼자 투석하는 만큼 안전한 관리가 중요해 보건복지부는 2019년부터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진행, 환자들에게 안전한 복막투석 치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면서 올해 12월 시범사업 종료를 앞두고 본 사업으로의 전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신장학회는 금일(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의원(국민의힘)과 함께 ‘복막투석환자의 재택관리 강화 대책 논의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대한신장학회를 비롯한 의료계와 정부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본 사업으로의 전환 필요성과 개선사항에 대해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대한신장학회 김성균 총무이사(한림의대 신장내과)는 “복막투석은 집에서 환자가 직접 투석하는 가정투석인데도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이들에 대한 관리시스템이 없었다”며 “오늘 자리가 복막투석 재택관리 강화를 위한 정책 논의의 장이자 환자별 맞춤 치료관리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먼저 신장내과 의료진들이 주제발표에 나섰다.

첫 주자로는 김동기 수련교육이사(서울의대 신장내과)가 ‘우리나라 복막투석 치료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동기 교수는 복막투석의 여러 임상적 효과와 환자 삶의 질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하고 이에 따라 사회경제적 부담이 절감되는데도 국내 투석환자 중 복막투석을 하는 비율은 약 4.6%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감소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동기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복막투석 활성화를 위한 제반 환경 부족을 지적했다.

김동기 교수는 “복막투석은 1~2달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하기 때문에 경제활동이나 학업, 여행 등이 비교적 자유롭고 혈액투석에 비해 신체적 부담이 적다”며 “하지만 복막투석에 대한 정보와 교육이 부족하고 투석방법 선택 시 의료진과 환자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어려운 데다 복막투석 전담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반면 해외 각 국가에서는 복막투석의 의료비용 절감효과를 고려해 복막투석과 가정투석 우선 정책을 펼치며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국내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뒤이어 발표에 나선 대한신장학회 이영기 재난대응이사(한림의대 신장내과) 역시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 공유 및 지속 필요성’을 주제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기 교수에 따르면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에는 총 83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고 교육상담료와 환자관리료가 7만건 이상 청구될 만큼 큰 호응이 있었다. 또 시범사업 시행 후 복막염 및 도관감염이 감소했고 시범사업 미등록환자 대비 등록환자의 사망률과 입원율이 감소했다. 직접 의료비용 역시 1인당 연간 565만원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기 교수는 “이처럼 시범사업을 통해 임상효과와 의료비 감소 등의 성과가 확인된 만큼 본 사업으로 전환돼 많은 복막투석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재택관리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아울러 시범사업 진행에 있어 입원환자 적용 확대, 수가 현실화, 공동의사결정의 별도 수가 분리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주제발표 후 이어진 종합토론에는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 정연희 과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재택의료수가부 방현주 부장 및 홍성희 팀장,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한 환자가 패널로 참석해 보다 폭넓은 논의가 이어졌다.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환자 장모 씨는 “투석을 시작하기 전에 동영상 등의 교육자료를 보면서 기본적인 정보를 알게 됐고 의료진과 충분히 의논해 복막투석을 선택한 덕에 이전과 같이 사회생활을 유지해오고 있다”며 “하지만 집에서 투석을 하다 보면 돌발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의료진이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방안을 반복적으로 교육해주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는 만큼 앞으로 복막투석환자들이 치료를 잘 이어갈 수 있도록 서비스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대한신장학회 임춘수 이사장(서울의대 신장내과)은 “우리나라는 말기신부전의 유병률이 전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국가로 투석하는 환자도 급격하게 늘고 있어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막대한 부담을 초래한다”며 “복막투석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은 이미 임상 효과가 확인됐고 장기적으로 의료비 절감이 예상되는 만큼 이제는 본 사업으로 제도화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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