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도 변비에 걸릴 수 있다고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도 변비에 걸릴 수 있다고요?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11.15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고양이 대변은 소위 맛동산(화장실 모래가 묻은 고양이 대변)이라고도 불리며 반려묘의 건강상태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된다. 그래서 보호자가 반려묘의 화장실을 치우다가 변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느껴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일도 종종 있다. 하지만 화장실에서 대변을 발견하지 못했을 때도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반려묘의 변비를 의심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배변을 위해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상태를 변비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고양이라면 하루에 한 번 이상 대변을 보는데 이틀 이상 대변을 보지 않았다면 변비를 의심해볼 수 있다. 또 화장실을 간다고 하더라도 작고 딱딱한 대변만을 보는 것도 변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변비에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확인해 볼 것은 기저질환 유무다. 배변할 때 통증을 느끼게 하는 질환이 있거나, 배변자세를 취할 때 통증을 발생하게 하는 질환이 있다면 반려묘가 배변을 참으면서 변비가 생길 수 있다. 그러니 다른 질환으로 변비가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길 바란다.

보통 고양이가 변비에 걸리는 가장 흔한 원인은 수분부족이다. 고양이는 주로 수분이 적은 건사료를 먹는 편이고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습성으로 인해 체내의 수분이 모자라게 되면서 변이 딱딱해지고 변비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에 반려묘가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물을 먹도록 유도해도 물을 잘 마시지 않는다면 건사료에 물을 섞어주거나 사료를 아예 습식사료로 변경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고양이는 화장실 문제에도 상당히 예민하다.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다거나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이 불편하면 고양이가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배변을 참다가 변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반려묘의 화장실을 자주 청소해주는 것은 물론 반려묘가 화장실의 형태, 위치, 모래재질 등을 싫어하지는 않는지 점검해보는 것도 좋다.

변비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딱딱한 변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몸 안에 쌓이게 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변을 부드럽게 해주는 약을 사용해 배변을 돕거나 관장으로 변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이런 치료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최악의 상황에서는 수술까지 진행하게 될 수도 있다.

변비는 단순히 ‘대변을 잘 보지 못하네’ 정도로 끝내서는 안 되는 문제다. 반려묘가 변을 보지 못한다면 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기 전에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해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