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착하다고 알려진 ‘전립선암’…안심은 금물
[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착하다고 알려진 ‘전립선암’…안심은 금물
  •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1.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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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깡패들은 종종 의리도 인정도 있는 정의로운 인물로 그려진다. 배우들은 깡패답게 보이기 위해 문신 분장을 하는데 ‘차카게 살자’라는 맞춤법이 틀린 문구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깡패들이 이런 문신을 새기고 착하게 보이려고 하는 것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악성종양인데도 나름 착하게 보이는 암이 있다. 일반 암보다 진행이 느리고 생존기간이 길기 때문에 착한 암 또는 순한 암으로 불리는데 전립선암도 그중 하나다.

전립선암은 일찍 발견되면 예후도 좋고 생존율이 높아 비교적 괜찮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도 되는 암은 아니다. 규칙적으로 검진하고 필요 시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전립선적출술이나 방사선치료로 완치되고 5년생존율이 100%에 가깝지만 진단이 늦어져 뼈나 임파선으로 전이되면 5년생존율은 40% 정도에 불과하다.

전립선암의 중요한 위험인자는 나이와 식습관이다. 특히 50세 이후부터는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이 시기부터는 매년 전립선암 검사가 필요하다. 전립선암의 선별검사로는 전립선특이항원(PSA)이라는 피검사를 이용한다. PSA 수치에 이상이 있으면 경직장초음파촬영이나 MRI를 시행하고 전립선 조직검사를 통해 전립선암 세포를 확인한다.

전립선암은 고지방 육식을 많이 하는 서구인에서 많이 발생한다. 소고기 같은 붉은색 고기의 섭취량이 전립선암의 발생률 및 사망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동물성지방은 남성호르몬의 생체 이용률을 증가시켜 전립선암의 발생을 촉진한다. 포화지방산은 노화와 암의 발생과 관련된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DNA를 손상시키고 단백질 대사에 영향을 끼쳐 암이 발생한다.

반면 동양인의 식단에 많이 포함된 곡물과 채소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곡물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리그난이 많이 함유돼 있어 전립선암의 발생을 억제한다.

암만 착한 암이라도 걸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예방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립선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총열량 중 동물성지방을 20% 이하로 하고 붉은 육류를 줄이는 대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항산화물질 라이코펜이 풍부한 토마토는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조리해서 먹으면 라이코펜의 체내흡수가 증가되기 때문에 아몬드와 함께 올리브유에 살짝 볶아 먹으면 효과적이다. 또 이소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콩도 전립선암의 예방에 좋다. 

진심으로 마음을 바로잡지 않으면 ‘차카게 살자’라는 문신을 한다고 해서 진짜로 착해지지 않는다. 어둠의 세계에서 발을 빼도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치료가 잘 되고 진행이 느리다고 해도 암은 암이기 때문에 꾸준히 관리하고 완치되더라도 정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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