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치료 후 반갑지 않은 흔적 ‘방사선피부염’
방사선치료 후 반갑지 않은 흔적 ‘방사선피부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1.24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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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기 긴 만성의 경우
암 발생 가능성 고려해야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는 방사선피부염에 경각심을 갖고 치료 후 피부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는 방사선피부염에 경각심을 갖고 치료 후 피부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방사선은 질병을 진단‧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노출정도에 따라 인체에 여러 가지 손상을 일으킨다. 특히 방사선피부염은 가장 흔한 손상으로 꼽힌다. 실제로 방사선치료 환자의 90% 이상이 피부손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선은 생체조직 유지에 필수적인 세포유사분열을 정지시키는데 이때 정상피부세포도 일시적으로 정지해 성장이 지연되거나 세포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만성은 잠복기 길어 더 조심해야

방사선피부염은 24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급성방사선피부염과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뒤 나타나는 만성방사선피부염으로 나뉜다. 급성방사선피부염은 단일조사량이 2gray 이상일 때(2~8gray) 수일 내에 나타날 수 있다. 만성방사선피부염은 누적방사선조사량이 10gray 이상인 환자에서 수개월 또는 수년 이후에 발생하며 잠복기가 긴 만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방사선치료부위와 환자의 기저질환 등도 영향을 미친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주민숙 교수는 “목 앞, 사지, 유방, 얼굴, 두피 등에 쬐거나 비만, 흡연, 고령, 여성에서 발생위험이 높다”며 “피부경화증, 말초혈관질환, 전신홍반성루프스 등을 앓거나 특정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받는 환자에서도 잘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안암병원 피부과 김대현 교수는 “드물지만 관상동맥조영술 같은 방사선투시검사를 받은 지 수개월에서 수년 뒤 방사선피부염이 발생한 사례도 보고됐다”며 “방사선투시검사를 이용한 중재술을 여러 차례 받은 후 피부궤양이 발생했다면 만성방사선피부염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물집, 부종, 색소침착 등 증상 다양

급성방사선피부염은 방사선치료 후 24시간 내에 피부가 붉어진다. 이내 통증과 함께 물집이 생기거나 붓고 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 시작 후 수주 뒤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심한 경우 피부가 찢어지는 표피박리가 나타날 수 있다.

반면 만성방사선피부염은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하지만 수개월에서 수년 뒤 방사선검사·치료부위에 작은 혈관이 늘어나 있거나 색소침착, 피부경화, 궤양 등이 발생한다.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얇아지고 광택이 나기도 한다.

■만성은 암 발생가능성도 고려해야

급성방사선피부염은 국소스테로이드와 연화제로 치료하며 진물이 있으면 2차 감염예방을 위해 드레싱을 병행한다. 급성방사선피부염은 꾸준히 치료하면 대개 수주 내에 회복된다.

주민숙 교수는 “잠복기가 긴 만성방사선피부염은 암 발생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각화증이 생기거나 궤양이 3개월 이상 간다면 반드시 조직검사를 통해 암 발생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궤양이 발생할 정도로 증상이 심하면 담당의료진과 방사선치료 중단을 논의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급격한 체온변화 등 주의

일상생활에서는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자외선 과다노출, 급격한 체온변화, 향료·알코올 포함 제품은 방사선피부염을 악화시킨다. 너무 꽉 끼지 않는 넉넉한 옷을 입고 피부장벽회복과 건조감·각질완화를 위해 보습제도 꾸준히 발라야 한다.

김대현 교수는 “특히 만성방사선피부염은 피부회복능력 저하로 궤양이 쉽게 발생할 수 있어 피부자극을 최소화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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