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재정, 긴축 아닌 지출 늘려야 할 때”
“건강보험재정, 긴축 아닌 지출 늘려야 할 때”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01.0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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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긴축기조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성 정책 후퇴 문제점과 대응방안 모색’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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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3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긴축기조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성 정책 후퇴 문제점과 대응방안 모색’을 주제로 한 정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지난해 12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 및 필수의료 지원대책’이 마련됐다. 주 내용은 건강보험 지출통제 및 재정건전성 도모, 절감비용을 필수의료에 사용하는 방안 등이다.

하지만 이는 국민들의 의료 이용을 제한하고 긴축재정 기조 아래 사회보험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라며 일부에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금일(3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긴축기조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성 정책 후퇴 문제점과 대응방안 모색’ 정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 강훈식 의원, 김민석 의원, 남인순 의원, 강선우 의원, 고영인 의원, 김원이 의원, 서영석 의원, 최종윤 의원, 최혜영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강은미 의원(정의당) 등이 공동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윤석열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 문제점을 파악하고 건강보험이 본 취지에 맞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토론회는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의 발표로 시작됐다. 김윤 교수는 ‘가짜 건강보험 재정위기와 진짜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전략’을 주제로 현재의 건강보험이 실제로 재정위기 상태에 놓여있는지와 지난 정부, 특히 문재인케어의 폐해 때문인지 등에 대해 논했다.

김윤 교수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건강보험 재정누수의 원인은 병상공급과잉, 만성질환관리, 실손보험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윤 교수는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이 아니다. 건강보험 재정누수의 원인은 병상공급과잉, 만성질환관리, 실손보험 때문”이라며 “특히 문재인케어의 허점으로 가장 많이 지적되는 초음파, 뇌 MRI에 대한 비용 남용 문제는 전체 건보재정의 0.2%(2000억원)밖에 되지 않아 보장성 강화로 재정누수가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라고 의견을 내세웠다.

이어 “따라서 이를 줄인다고 건보재정 안정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또 이러한 남용은 의원, 병원, 종합병원에 집중돼 있다. 이는 의료기관이 남용의 주범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윤 교수는 이러한 문제들의 원인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윤 교수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정책 대부분을 결정하는 건정심은 보건복지부의 지나친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며 “또 편향된 의제설정, 회의록 및 안건 비공개 등 불투명한 운영으로 구성과 운영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개편과 구성 재편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발표 후 진행된 토론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이찬진 실행위원(변호사)이 사회를 맡았다. 토론에는 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 공공운수노조 김흥수 사회공공성 위원장, 한국노총 유정엽 정책2본부장, 한신대 제갈현숙 강사, 이주와인권연구소 김사강 연구위원, 보건복지부 손호준 보험정책과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첫 토론자로 나선 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은 “건강보험 등 국가 의료비 지출은 OECD 국가에 비해 적고 이로 인해 보장성이 낮은 것이 문제”라며 “지금은 재정건전성을 빌미로 긴축할 때가 아니라 공적지출을 늘려 보장성을 강화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과잉진료 역시 과다의료이용 등 도덕적 해이가 문제가 아닌 의료인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병원과 민간보험을 통제하고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과잉진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전진한 정책국장은 건강보험 재정의 국고지원 비중이 현저히 낮음을 지적하며 국가지원 미흡 문제, 기업의 낮은 부담, 건강보험료 상한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손호준 보험정책과장은 지난 12월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 및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대해 언급하고 오늘 나온 내용들에 대해 적절한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보건복지부 손호준 보험정책과장은 건강보험 재정위기에 대해 “현재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특히 의료이용은 코로나19 전후를 비교해볼 때 최근 다시 증가하는 상태지만 현재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정부도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 고령화, 보장성 강화 등으로 인해 의료전달체계 등이 정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재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쉽지 않고 이로 인해 재정의 불안정성 문제가 남아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토론자들이 지적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해명했다. 손호준 보험정책과장은 “과다의료이용 문제는 소소한 문제라도 하나하나 관리가 필요하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보장성 강화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밖에도 병상 문제, 비급여, 실손관리 문제 등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지난 12월 발표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 및 필수의료 지원대책과 관련해서는 제도 및 구조적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해 언급했지만 대안까진 담지 못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단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논의 시 오늘 나온 내용들을 충분히 파악하고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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