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 시점] 나이 들수록 성생활에 더 애정 쏟아야 한다고?
[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 시점] 나이 들수록 성생활에 더 애정 쏟아야 한다고?
  •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1.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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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사회적으로 중년이란 청년과 노년의 중간인 마흔 살 안팎의 나이를 이르지만 사실 의학적으로는 따로 정의돼 있지 않다. 신체 노화는 성장이 최종적으로 완료되고 퇴화가 일어나는 30대 후반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이러한 변화를 확연하게 느끼는 시기가 성호르몬의 감소가 뚜렷해지는 중년 이후인 44세에서 52세다. 바로 이 시기를 갱년기라고 일컬으며 이 시기 이후를 노인 또는 노년기라고 칭한다.

남녀 모두 40대 중반에 접어들면 흔히 하는 고민 중 하나는 사랑에 관한 능력이다. 이는 신체적 건강 및 삶의 질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성적 만족도란 육체적인 만족도 외에 정신적·감성적·사회적 측면의 행복 모두를 의미하며 누구에게나 이러한 성적 만족도를 추구하는 기본권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밥 먹고 물 마시고 숨을 쉬는 것이 남녀 어느 연령에서나 자연스러운 생리행위이듯 중년이나 노년의 성 역시 삶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다.

나이 들면 성기능이 떨어지고 성적 능력의 개인차가 존재하긴 하지만 성에 대한 정서적인 욕구는 남녀를 불문하고 젊을 때와 변함없이 지속된다. 즉 청춘시절에만 열정적인 사랑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상관없이 사랑에 대한 욕구는 영원히 유지된다. 오히려 성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에 주로 좌우되는 청년기와 달리 중년기야말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순수하고 원숙한 사랑을 꽃피울 수 있는 시기이다.

성적 능력은 성호르몬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남녀 간에 차이를 보인다. 육체적으로 남성의 성 능력은 20대에 최고조에 달해 30대까지 유지되다가 40대부터 감퇴되고 여성의 성 능력은 30대에 최고조에 달해 40대까지 유지하다가 50대에 가서 감퇴한다. 하지만 실제 성에 관한 기능은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해도 남녀 모두 80세 이후까지도 가능하며 성적 관심이나 호기심도 나이에 관계없이 영원히 지속된다.

중년 이후의 성생활은 욕망의 단순한 배출이 아니라 순수한 성에 대한 욕구와 친밀감의 표현이며 동시에 노화를 지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생활이 주는 즐거움은 단순한 쾌감이 아니라 신체적 접촉을 통해 서로 친밀감을 공유하고 정서적 만족감과 안정을 가져다준다. 중년에는 성을 단순한 쾌감이 아닌 친밀감과 상대방과의 교감을 위한 한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생활은 횟수나 강도에 집착해선 안 되고 상호 존중과 정서적 친밀감을 바탕으로 애정 표현의 한 수단이 돼야 한다. 성관계 시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집중해야 하고 특히 나이 들어 감소한 남편의 성적 능력을 이해하는 아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적으로 활발한 여성이 건강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활기찬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성에 대한 적극적인 사고도 필요하다.

또 중년기의 바람직한 성생활을 위해서는 상호 존중과 애정을 갖고 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적극적으로 함께 만들고 함께 즐기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중년 이후에는 성생활에 관심을 갖고 사랑에 대한 희망을 주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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