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집맛집]겨울별미 팥죽 한 그릇 어떤가요?
[싼집맛집]겨울별미 팥죽 한 그릇 어떤가요?
  • 주혜진 기자
  • 승인 2013.12.24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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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3년도 며칠 안남았다. 24절기 중 해가 가장 짧다는 동지(22일)가 지나고 낮이 다시 길어진다. 동지를 기점으로 ‘양(陽)’의 기운이 생겨난다. 때문에 예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동지를 사실상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라고 여겼다.

동지에는 흔히 ‘음(陰)’이 극에 달한다고 여겨 팥죽을 쒀 고사를 지낸다. 방마다 한 그릇씩 두거나 담벼락, 마당, 문 등에 뿌렸다. 팥죽이 잡귀를 물리쳐 집안이 평안해진다는 토속신앙에서 비롯했다. 또 동지를 ‘작은 설’이라고 생각해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이 전해지기도 한다.

액운을 막아준다는 팥죽. 팥이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주므로 겨울별미로도 손색없다. 서울 3대 팥죽집 중에 하나로 꼽히는 신당동 ‘천(泉)팥죽’을 수소문해 찾았다.

신당역 4번 출구 왼쪽골목. 조금만 가면 바로 팥죽집이 보인다. 양옆에 서있는 팥죽집은 같은 집이다. 왼편은 별관이다. 저녁 6시쯤이다.  벌써부터 손님들로 북적인다. 포장 해가는 이들도 많다.

메뉴는 새알팥죽(7000원)와 팥칼국수(6000원)로 단 두 개뿐.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새알팥죽이란다. 천팥죽이 유명한 이유는 두가지다. 맛이 담백한데다 양까지 푸짐하다. 팥죽에는 새알이 한가득 담겨 있다. 어떤 이는 새알 수를 세다가 포기했다고 할 정도다.

손님들은 자신의 취향대로 팥죽에 소금이나 설탕을 뿌려 먹거나 아무것도 넣지 않고 고소한 맛 그대로 먹기도 한다. 따뜻하게 바로 나온 팥죽을 먹어보니 달지 않고 진한 맛이 났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채 먹는 맛이 독특했다. 입맛을 돋우는 겉절이와 시원한 동치미도 팥죽과 찰떡궁합이다.

팥은 영양이 풍부하고 효능이 탁월하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다. ‘동의보감 탕액편’에서는 적소두(붉은팥)를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면서 시고 독이 없다"고 설명한다.

하늘땅한의원 장동민 원장은 “팥은 주로 기운을 돌리고 나쁜 어혈이나 부종을 없애는 작용을 한다”며 “이뇨작용과 해독작용을 도와 갈증과 설사를 멎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숙취해소 처방에 응용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평소 위장이 약하거나 빈혈이 있는 사람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기운을 돌리는 효능이 강한 탓이란다. 팥의 강한 성질은 팥을 따뜻하게 만들어 먹으면 완화된다. 부작용을 줄여 몸에서 받아들이기가 수월해진다.


천팥죽을 나오며 팥죽을 포장해 주변 사람들과 나눠먹었다. 가족?이웃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새로운 한해 더욱 건강하길 빌었다. 주변 사람들도 물론 담백한 팥죽 맛에 만족해했다. 지나가는 한 해를 잘 마무리 할 때다. 연말연시 가족과 함께 팥죽을 나눠먹으며 서로 위로하고 행복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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