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식후 30분에 꼭 먹을 필요 없는 이유 ②
약, 식후 30분에 꼭 먹을 필요 없는 이유 ②
  • 정일영 대전 십자약국 약사
  • 승인 2013.12.3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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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30분은 약효가 계속 이어지도록 꾸준하게 약을 먹는 기준점이다. 그래도 미심쩍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난주에 이어 좀 더 부연해 설명한다.

약 먹는 시간 간격을 얼마나 유지해야 할까? 매 식시간은 6시간 간격쯤 된다. 음식의 소화 패턴과 약이 약효를 내는 패턴이 비슷하므로 약도 그 정도의 시간 간격으로 먹으면 된다. 약을 너무 자주 먹으면 약 성분이 몸에 많아져 해로울 수 있고 너무 띄엄띄엄 먹으면 약 성분이 적어 약효가 제대로 나지 않을 수 있다.
정일영 대전 십자약국 약사
그럼 6시간마다 약을 먹으면 하루에 4번씩 먹어야 할까? 6시간 간격은 잠자는 시간을 뺀 낮의 6시간 간격을 말한다. 잠을 자는 동안은 세포 활동이 약해져 영양분도 천천히 소모된다. 그래서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12시간쯤 굶어도 배가 많이 고프지 않는 것이다. 자는 동안 약 성분도 천천히 소모된다. 단 아기가 아파서 잠을 못 자고 밤에 보채면 그때는 아기에게 약을 먹여도 된다.

보통 사람들은 식후30분을 맹신해 어떤 사람은 밥 먹고 40분이 지났는데 약을 먹어도 되느냐고 묻기도 한다. 약을 잊지 않고 일정하게 먹으라고 식후 30분을 말하는 것이지 식후 30분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식전에 먹어도 큰 문제가 없는 약도 많다.

또 꼭 밥을 먹고 약을 먹겠다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도 의문점이 있을 것이다. ‘밥 말고 빵이나 죽을 먹고 약을 먹으면 안 되나?’ 안 될 이유는 없지만 단 궁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니 약사에게 묻는 것이 좋다.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식전에 먹어야 더 좋은 약도 있다. 소화기관이 잘 움직이게 하는 약, 당뇨병약, 약효가 늦게 나타나는 한약 등은 식전에 먹어야 더 좋다. 식전에 먹는 것을 잊었으면 식후 바로 먹어도 된다. 식사 도중 먹는 약도 있으니 약사에게 문의해야 한다.

마무리 하자면 식후 30분에 약을 먹는 것은 잊지 않고 일정하게 약을 먹도록 하는 일종의 편법이다. 너무 식후 30분에만 얽매어 필요할 때 약을 못 먹어 고생하는 일 없이 지혜롭게 약을 먹어 건강을 빨리 회복하는 것이 현명하다.

오늘이 나의 마지막 칼럼이다. 헬스경향에서 귀한 공간을 내줘 약에 관한 상식을 11개월 동안 큰 탈 없이 쓸 수 있었다.  약은 무서워만 할 것이 아니고 잘 이용할 물질이다. 약을 현명하게 사용해서 건강을 잘 지키면 좋겠다.  말없이 격려해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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