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보이는 심리학] 좋은 부부관계의 요건은?
[속 보이는 심리학] 좋은 부부관계의 요건은?
  • 강인희 기자
  • 승인 2014.01.02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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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은 사소한 데서 시작합니다. 상대를 고쳐보겠다고 어린아이처럼 기싸움을 벌이곤 합니다. 하지만 누구도 내 식대로 고칠 수는 없습니다. 나도 나를 못 고치는데 어떻게 남의 성질을 고치겠습니까? 남녀가 만나 잘 살기 위한 특별한 비법은 없습니다. 비난보다는 충고가 낫습니다. 정말 고쳐야 할 건 누군가를 고치겠다는 자기의 마음입니다.” 법륜스님이 부부불화에 대해 한 말이다.

결혼해서 부부싸움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적절한 부부간 언쟁은 각자의 결혼자세를 수정하는 계기가 되고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신건강의학에서 부부 한쪽이든 쌍방이든 어린 시절 부모·형제자매·친지와의 대인관계에서 겪었던 갈등이 올바르게 해결을 보지 못했을 경우 이 갈등이 부부불화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한 부부가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으러 왔다. 남편은 아내가 무심코 내뱉는 “내 말 알아듣겠어요?”라는 말이 귀에 거슬린다고 했다. 아내는 “남편이 항상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데 지쳤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두 사람의 결혼이야기를 물었다. 남편은 십년연하인 아내의 아름다운 외모에 반했다. 결혼 전 주변 친구들은 “귀엽기는 하지만 좀 덜떨어졌다”고 말렸다. 남자는 “귀여우면 됐지, 나머지는 내가 키우면 되지 않겠냐”며 결혼했다. 남자는 어린 시절 야단치는 어머니 밑에서 컸다. 그는 배우자를 선택할 때 무의식적으로 이제 ‘내가 야단치고 교육시키는 어머니 입장에 서게끔 해주는 상대’로 아내를 택한 것이다. 결혼 후 그는 아내를 가르치려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아내는 고집불통인데다 외모치장에 낭비했고, 남들 험담에 열을 냈다.

아내의 얘기를 들어봤다. 아내는 어린 시절 아들만 중요시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사춘기 무렵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신의 대학진학 문제를 놓고 언쟁하는 걸 엿듣게 됐다. 아버지는 “얼굴만 예쁘지 머리는 깡통인데 대학은 가서 뭐해, 내말 알아듣겠어?”라고 어머니에게 호통을 쳤다. 아내는 이 말에 충격을 받고 그 뒤로 공부는 포기한채 외모에 더 집착하게 됐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가 썼던 "내말 알아듣겠어?"를 남편에게 쓰고 있었다.

결혼관의 차이도 부부불화의 원인이다. 미국 텍사스대학 심리학 교수는 남자는 화초 가꾸기, 테니스, 영화보기 같은 함께하기에 만족한다. 하지만 여자는 함께 대화가고 의논하는 것을 원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연애할 때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영화가 이 부분이 재밌었고 그 장면은 짜릿했다’ 등의 곰살맞은 표현을 한다. 그런데 일단 결혼 하면 직장과 일에 더 열중한다.

누군가 "가장 좋은 부부관계는 상대를 친구처럼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론 다투기도 하지만 인생에 든든한 내 편이 돼주는 게 부부다. 결혼을 못해본 미혼남녀가 기혼을 부러워 해야 할 주된 이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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