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고혈압의 날] ‘2030 젊은층’이 위험하다
[세계 고혈압의 날] ‘2030 젊은층’이 위험하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5.17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30대 고혈압환자 증가세 뚜렷
고혈압 합병증 심혈관질환 유병률도↑
약에 대한 오해 버리고 관리 시작해야
젊은층은 고혈압에 대한 경각심이 낮지만 현재 20~30대 고혈압환자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고혈압은 심혈관질환 등 생명에 치명적인 합병증을 불러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큼 조기에 진단받고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5월 17일은 세계고혈압연맹(WHL)이 지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고혈압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사망위험요인 1위로 발표할 만큼 위험한 질환인데 특히 우리나라는 20대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에 해당할 만큼 젊은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고혈압환자는 약 701만명으로 2017년보다 16.5%나 증가했으며 특히 20~30대 증가율은 각각 44.4%와 26.6%로 평균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문제는 젊은층일수록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치료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것. 특히나 고혈압은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혈압 측정으로 조기에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이동재 교수는 “고혈압은 통증이 있거나 그 자체로 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건 아니지만 장기간 높은 혈압이 지속되면 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생명에 치명적인 합병증을 부른다”며 “젊은 나이에 합병증이 찾아오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중장년기 건강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혈압환자 증가세에 따라 합병증인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 유병률도 함께 늘고 있다.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2030대 심혈관질환자수는 2017년 대비 39.7%, 뇌혈관질환은 23.1% 증가했다.

이동재 교수는 “특히 고혈압은 혈관노화를 촉진하는 흡연, 과음, 과식, 운동 부족 등 나쁜 생활습관이 있는 사람에서 더 일찍, 더 심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습관을 지속하고 있다면 나이가 젊더라도 고혈압을 안심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의 고혈압 진단기준은 수축기혈압이 140mmHg, 이완기혈압이 90mmHg 이상이다.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심혈관질환 병력, 무증상 장기 손상유무, 체중, 음주, 흡연, 여부 등을 종합해 심뇌혈관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를 토대로 위험인자가 없는 저위험군에 해당한다면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생활습관 조절 등을 적극 시행한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김병규 교수는 “하지만 대부분 비약물 치료만으로는 혈압 조절이 어려울 때가 많아서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며 “약물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고혈압이 심혈관질환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작용하고 혈압 수치의 정도에 비례하며 사망률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젊은 환자들은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고혈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생각,  혈압약은 중독성이 있다는 오해, 한 번 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 등으로 약물치료를 기피하다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김병재 교수는 “혈압약은 중독성 있는 약물이 아니며 사람에 따라 약을 끊을 수도 있다“며 “예컨대 아주 심한 비만이 고혈압의 원인인 사람이 생활습관 조절과 체중감량을 성공적으로 해서 혈압이 떨어지면 고혈압 약을 끊을 수도 있고 고혈압 약을 먹던 사람이 위암이나 장 수술 등 큰 수술을 받은 후 식사량이나 체중이 감소하면서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약을 줄이거나 끊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전문가들은 임의로 약을 중단하거나 복용량을 줄여선 안 되며 주치의와 상의 후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또 약물 중단이나 감량 후에는 보다 철저히 혈압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생활관리는 계속 유지해야 한다. 평소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음식은 싱겁게 먹는다. 이동재 교수는 “운동은 주당 3~5회, 한번에 30분 정도, 땀이 살짝 나고 맥박수가 빨라질 만큼 조금 힘든 강도로 빠르게 하는 것이 좋다”며 “빠르게 걷기,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운동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염분이 많은 국, 찌개, 라면 국물은 남기는 게 낫고 소금, 간장, 고추장, 된장 대신 고춧가루, 식초, 겨자, 참기름으로 양념을 바꾸는 것이 좋다”며 “채식을 늘리고 전체적으로 소식할 것”을 권했다.

어떻게서든 금연과 금주도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평소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외래진료 시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가정혈압을 측정해 본인의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TIP. 가정혈압 측정 이것만은 꼭! 

<측정 전 주의사항> 

1. 아침 저녁 하루 2회

- 아침: 약물 복용 전, 식사 전 측정
-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측정

2. 화장실 다녀온 후 5분간 휴식 후 측정

3. 측정 전 30분 이내 흡연 및 카페인 섭취 금지

<올바른 측정방법>

1. 의자에 등을 기대 앉아 혈압 측정 준비

2. 커프를 위팔, 심장 높이에 착용

3. 측정 후 혈압 수첩에 측정치를 모두 기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