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없는 삶’ 40대 중년남성이 위태롭다
‘저녁 없는 삶’ 40대 중년남성이 위태롭다
  • 류지연 기자
  • 승인 2012.11.0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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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에 ‘적신호’···사망원인 암>자살>간질환 순

국내 40대 남성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0년 국내 40대 남성사망자수는 인구10만명당 1177명으로 OECD국가 중 상위 3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 남성의 건강이 위태로운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경환 연구실장이 본지 의뢰에 따라 세계보건인구가 집계한 국가별 사망자수와 OECD국가의 연도별 40대 남성인구를 이용해 ‘OECD국가 인구 10만명당 40대 남성 사망자수’를 산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몸의 중추인 허리가 흔들리면 제대로 몸을 가눌 수 없듯이 사회의 중추를 형성하고 있는 40대 남성의 건강이 위협받게 되면 국가의 기반 자체가 위험해지기 쉽다. 일에 치어 ‘저녁이 없는 삶’을 사느라 홀로 골병든 현재 40대 남성의 건강상태를 진단해보고 40대의 주요사망원인과 조기진단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40대 남성 술·담배에 가장 많이 노출
 
우리나라 40대 남성은 20대보다 술과 담배를 많이 접하지만 60대보다 운동은 오히려 적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보건복지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40대 남성은 음주고위험군에 속하는데다 높은 흡연율을 보이는 연령층에 해당됐다.
 
1회 평균음주량이 7잔 이상이고 주2회 이상 술자리를 갖는 40대 남성이 30대와 불과 1% 차이로 연령별 전체 2위(19%)를 차지해 최고위험률군에 머물렀으며 40대 남성의 절반 이상(53.6%)이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40대의 경우 술과 담배를 스트레스 해소의 주된 방법으로 해소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40대 남성은 10명 중 3명도 채 안 되는 사람만이 유산소운동을 하고 있었다. 40대의 근력운동실천율은 27.5%로 60대의 32%, 50대의 30%에 비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의 40.7%가 운동하는 20대와는 매우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40대 남성 66% 암으로 목숨 잃어

40대 남성의 경우 암>자살>간질환>심장질환 순으로 건강을 위협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0년 자료에 따르면 40대 남성사망자의 66%가 암으로 목숨을 잃었고 48%는 자살로, 29%는 간질환으로 생을 마감했다. 40대 사망원인 1위인 암의 경우 간암, 위암, 폐암 순이었다.
 
최근 들어 암은 조기진단으로 완치율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40대 남성은 조기검진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한 종합병원 건강검진센터 담당자는 “업무, 출장 등을 핑계로 2년에 한번 있는 건강검진도 미루는 세대가 40대”라며 “이러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개인은 물론 직장에서의 보다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0대 남성 연령별 연간치료율 ‘꼴찌’
 
40대 남성은 스스로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 국민건강통계자료에 따르면 40대 남성의 본인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인 ‘주관적 건강인지율’은 33.7%로 10명 중 3명만 평소 본인의 건강이 ‘매우 좋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령별 통계에서 봤을 때 최하위권에 해당된다. 노화가 급진된 70대 이상 남성이 스스로 ‘매우 건강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주관적건강인지율 최저)을 제외하면 40대 남성이 건강악화에 대해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또 많은 40대 남성이 최근 1년 동안 본인이 원할 때 병원에 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이용시간 없음’이 43.8%로 제일 높아 40대 남성의 경우 과도한 업무와 시간적 제약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은진 연구위원은 “국가에서 하는 일반건강검진과 5대 암 관련 국가암검진사업의 건강검진을 받는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인데도 40대 남성의 비율은 유독 저조하다”며 “국가 차원에서 직장인들이 건강검진으로 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고용주와 직장인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분당서울대병원 배우경 가정의학과 교수는 “40대는 사회적으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의 눈치도 봐야하는 나이”라며 “열심히 일하는 것도 좋지만 휴식시간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지 못하면 추후 신체적·정신적인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검진과 같은 자가점검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40대 조기검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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