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탐구생활] 안전한 저염식 vs 위험한 저염식
[먹거리 탐구생활] 안전한 저염식 vs 위험한 저염식
  • 김종수 기자
  • 승인 2014.02.25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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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등장하는 몇 가지 결심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다이어트나 금연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저염식도 한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나트륨 과다섭취는 뇌졸중,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질환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다이어트에도 좋지 않아 요즘은 젊은층도 저염에 대한 관심이 높다.

흔히 저염식 하면 단순히 소금을 덜 넣어 만든 음식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소금을 덜 쓰는 방법 외에 아예 염도 자체가 낮은 소금을 쓰는 것이 더 좋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소금양 자체를 줄이는 것보다는 낮은 염도의 소금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무작정 싱겁게 먹다보면 먹는 즐거움을 누리기 어렵고 지속적인 실천이 쉽지 않다는 까닭에서다.

우리가 일상에서 가공식품 등을 통해 먹는 대부분의 소금은 염도가 99%에 이르는 정제염이다. 광물에서 식품으로 전환돼 이제는 우리 식탁에도 익숙해진 천일염은 염도가 80%대로 낮은 수준이다. 이 천일염이나 천일염을 기반으로 만든 저염소금을 사용하면 기존 저염식에 비해 짭짤한 맛을 즐기면서도 염분섭취를 줄일 수 있다.

조심해야할 것은 ‘팬솔트’처럼 나트륨함량을 인위적으로 낮춘 소금이다. 팬솔트는 나트륨을 대폭 줄이는 대신 짠맛을 유지하기 위해 염화칼륨을 넣어 만든 소금대체품이다. 나트륨 섭취는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칼륨 섭취가 많아져 신장기능이 약한 사람은 호흡곤란이나 흉통, 심지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최근 식약처와 지자체는 물론 국회까지 나서 국민과 가공식품업계에 저염 실천을 촉구하고 있다. 문제는 뚜렷한 대안 없이 가공식품업체에 무조건적으로 나트륨함량을 낮추라고 압박한다는 것이다. 식품업체 입장에서 소금은 제품의 맛과 보존력을 좌우해 수익과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성분이다.

소금이나 나트륨을 인위적으로 낮추려면 이를 대체하는 또 다른 첨가물을 넣을 수밖에 없다. 대책 없는 압박에 못 이겨 업체들이 염화칼륨이나 다른 화합물들을 넣게 된다면 과연 정말 좋은 정책이라 할 수 있을까. 진정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예산만 낭비하는 전시 행정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성 있는 대안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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