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수 기자의 먹거리 탐구생활] GMO표시, 왜 해야 하는 걸까
[김종수 기자의 먹거리 탐구생활] GMO표시, 왜 해야 하는 걸까
  • 김종수 기자
  • 승인 2014.04.04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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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놀라유가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논란의 중심에 섰다. 몸에 좋다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기존 식용유를 제치고 ‘국민식용유’로 등극한 카놀라유가 유전자변형유채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부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통 중인 카놀라유 중 일부가 GM(유전자변형)원료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일부 수입카놀라유의 경우 GM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돼 수거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은 우리가 GMO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카놀라유를 자연의 유채로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의 유채씨에는 에루스산 같은 독성물질과 유해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품종을 변형한 유채씨로 만든 것이 바로 카놀라유다. 시중에 판매 중인 카놀라유가 유전자변형원료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업체 스스로가 밝히지 않으면 일반원료로 만들었는지, 유전자변형원료로 만들었는지 소비자들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현행 국내 GMO표시제도는 최종제품에서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으면 GM원료를 사용했어도 이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옥수수기름이나 콩기름, 카놀라유, 간장 등을 매일 먹으면서도 이것들이 유전자변형 옥수수와 콩으로 만든 것임을 알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아직도 전문가들간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GM원료가 안전한지, 유해한지는 논외로 하자. 하지만 최소한 소비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먹을 수 있도록 관련 정보는 제공하는 것이 옳다. 혹자는 안전한데 굳이 제품에 이를 표시할 필요가 있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GMO가 그토록 안전하다면 왜 식품업계가 당당하게 제품에 이를 표기하지 않는지 반문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유전자변형농산물 수입국가다. 식용유나 간장을 넘어 주류와 전분당, 수많은 가공식품과 외식을 통해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유전자변형원료들을 섭취한다.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식품가격을 올리며 수입제품에 비해 역차별을 당할 우려가 있다는 업계논리가 소비자들의 알 권리보다 우위에 있을 수는 없다.

비싸도 GMO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GM원료가 안전한 만큼 굳이 비싼 제품을 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소비자도 있을 수 있다. GM원료가 안전하다고 홍보하며 제품에 이를 표시하는 당당한 업계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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