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지 못한 사회…불안증 앓는 대한민국
안녕하지 못한 사회…불안증 앓는 대한민국
  • 경향신문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 승인 2014.05.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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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불안장애·공포감 지속되면 전문의 진단·치료 받아야

마음을 너무도 황폐하게 만든 잔인한 4월이 가고, 눈이 부시게 푸른 신록의 5월이 돌아왔지만 세월호 참사의 영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각종 사고와 범죄, 자연재해가 늘어나면서 “불안해서 못살겠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경기불황으로 인한 생활고와 취업난, 고용불안 등 우리의 삶을 위태롭게 하는 요인들은 한국 사회 도처에 널려 있다.

마음이 불안해지면 신경질, 짜증, 두려움, 집중 곤란, 혼돈, 초조감, 안절부절못함 등 비정상적인 심리상태가 발생한다. 손발이 차가워지고 떨리며 감각이 무뎌지기도 한다. 뒷목이 뻣뻣하고 두통, 불면증, 발한(식은땀), 허약감, 심계항진(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 가슴 답답함, 소화불량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같은 위장관 장애도 생겨난다.

 

 

 

 


이런 불안증이 해소되지 못하고 계속 가중되면 병적 불안상태인 불안장애로 악화될 수 있다. 이유 없이 계속 불안한 범불안장애, 갑작스러운 불안감 때문에 심장과 호흡이 멎어 죽을 것 같은 느낌의 공황장애, 특정 상황이나 대상에 대해 극도로 두려워하는 공포증, 불안해 특정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하는 강박증, 사건이나 사고 후에 겪게 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모두 병적인 불안장애에 속한다. 보건복지부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불안장애 유병률(2011년 기준)은 8.7%로 5년 전보다 2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불안증 예방과 해소를 위해서는 인체가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해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근육에 힘을 주었다 펴는 이완법, 심호흡과 복식호흡, 자기최면 및 명상, 규칙적인 운동, 균형있는 식사가 기력 및 치유력 향상과 심리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불안은 인생에서 겪는 스트레스, 위협, 갈등 상황에서 느끼는 일종의 비상경보기 발동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실제적인 위험이 없는데도 비상경보기가 잇달아 작동해 수시로 불안과 공포감이 밀려온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불안감으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증세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이고 자신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극복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면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증상에 따른 인지행동치료,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증세를 방치하지 말고 전문가와 만나 자신이 갖고 있는 불안증이 어떠한 것이며,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설명을 듣고 이해하면 그 자체로 불안이 상당히 감소될 수 있다.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강섭 교수는 “사건이나 범죄, 재해 등에 대해 단순한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라며 “하지만 그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직장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불안감이 지속된다면 이는 병적 불안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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