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바다 속 또 다른 위협 ‘잠수병’
깊은 바다 속 또 다른 위협 ‘잠수병’
  • 김성지 기자 (ohappy@k-health.com)
  • 승인 2014.05.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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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세월호 구조 작업 중 잠수사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 또 다시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특히 사고해역의 물살이 세고 시계가 20cm에 불과한 최악의 상황에서 연일 긴급 구조작업으로 잠수를 반복해야 하는 잠수요원들이 잠수병에 걸릴 위험을 높이고 있다.

 

잠수 관련 질환은 물의 깊이에 따라 나타나는 기압차 때문에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해수면에서 약 10m씩 깊어질수록 1기압의 압력이 증가한다. 이 효과에 의해 잠수요원들이 깊은 바다로 하강하거나 해수면으로 상승하면 기압차에 의한 다양한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하강의 경우 인체에 작용하는 압력이 증가해 인체 내에 기체를 함유하는 폐, 귀, 부비동에 기계적인 압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깊이가 깊어질수록 잠수요원이 호흡하는 혼합 기체들의 압력 역시 증가해 체내에 더 많은 질소, 산소가 축적돼 수중에서 술에 취한 것 같은 몽롱한 상태의 질소 마취나, 산소 중독과 같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잠수병, 관절통에서 기뇌증까지 각종 질환 유발
반대로 해수면으로 급격하게 상승하면 인체 조직과 혈류에 과잉으로 녹아 있던 질소가 폐를 통해 빠져나가는 시간이 충분치 않아 질소가 기포 형태로 변한다. 혈류를 패색시키거나 주변 조직에 압력을 줘 국소 염증을 일으켜 여러 형태의 질환을 유발한다. 이것이 잠수병(감압병)이다.

잠수병은 주로 심한 수중작업, 낮은 수온, 여성, 비만, 음주, 반복 잠수 등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대부분의 잠수병 증상은 다이빙 직후로부터 수 시간 내에 발생하며 수 일 후에 나타날 수도 있다.

잠수병은 주요 사지 관절의 통증, 가려움증, 대리석 형태의 피부 질환, 임파선의 통증과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어지러움, 난청과 같은 전정기계 이상, 흉통, 호흡곤란과 같은 심폐기능 이상, 하지마비, 감각이상, 배뇨곤란 등의 신경계 이상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또 급격한 상승에 의한 기체 팽창으로 폐 과팽창, 폐 파열과 같은 폐 손상이 유발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동맥 공기 색전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공기가 뇌동맥으로 유입되면 의식소실, 감각이상, 실어증, 경련, 편측마비 등 다양한 형태의 신경학적 이상을 유발한다. 대부분의 경우 재가압 치료를 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뇌손상이나 사망할 수도 있다.

◇잠수 전후 충분한 수분 섭취가 도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을 통해 잠수병을 예방해야 한다. 보통 60m 수심에서 30분간 작업한 후 수면으로 복귀할 때 적절한 감압시간은 70여분이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잠수병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작은 증상이라도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잠수병의 일차적 치료법은 재가압 요법이다. 환자가 증상을 호소했을 때 고압산소치료(일명 쳄버시설) 장치가 갖춰진 곳으로 이송시해 치료해야 한다.

을지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성원영 교수는 “잠수병 예방을 위해 정해진 시간 이상의 잠수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 없이 반복적인 잠수도 피해야 한다”며 “잠수병 환자들의 경우 탈수 상태인 경우가 많아 잠수 전후에 다량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잠수병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심해 잠수를 요하는 세월호 구조에 참여하는 잠수요원의 경우 구조 및 해저 작업을 위해 산소와 질소 혼합 기체 대신 질소보다 혈액 용해도가 작은 헬륨을 사용한 산소 혼합 기체를 사용하면 잠수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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