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기 위한 최고선물, 모유수유
내 아기 위한 최고선물, 모유수유
  • 주혜진 기자 (masooki@k-health.com)
  • 승인 2014.07.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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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면역력 높이고 IQ 10점↑…항감염 효과도 높아
ㆍ분유 권장 마케팅 - 출산휴가 복귀 ‘최대 걸림돌’

매년 8월1일~7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가 지정한 ‘세계모유수유주간’이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1993년부터 아동권리옹호사업의 일환으로 모유수유권장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모유수유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실제 국내 모유수유율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볼 때 아직도 낮은 상황이다.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손문 교수는 “6개월까지 모유만 먹이는 완전모유수유를 기준으로 했을 때 모유수유율은 30% 정도”라며 “모유보다 분유가 우수한 것처럼 오해하게 만드는 분유회사 마케팅, 분만 후 모자를 떼어놓는 병원과 조리원의 관행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출산 직후에는 약 90%의 산모가 모유수유를 시도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 6개월 후에는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화여대 이근 명예교수(유니세프한국위원회 이사)는 “아기에게 분유는 독에 가깝다”며 “엄마들이 정신 바짝 차리고 스스로 노력해야 모유를 먹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분유회사 마케팅, 병원·조리원 관행 문제

모유는 아기를 위한 최상의 식품이다. 아기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분이 들어있고 항상 무균상태로 보관돼 신선하다. 특히 출산 후 7~10일 동안 분비되는 초유에는 각종 영양분이 농축돼 있다. 대변을 묽게 하는 성분이 함유돼 대변을 쉽게 보고 탈수를 방지한다.

모유에 함유된 면역물질과 항체로 인해 아기는 잔병치레가 적어진다. 모유는 면역력을 높이고 알레르기성·감염성질환 발생을 감소시킨다. 호흡기나 소화기의 점막장벽도 성장시키는데 이러한 항감염효과는 3~4개월만 젖을 먹여도 나타난다.

또 모유를 먹은 아기는 돌연사증후군이나 비만위험이 적고 림프종, 백혈병 등 암발생도 감소한다. 분유보다 인지능력발달도 우수하고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도 높인다. 이근 교수는 “모유를 먹은 아이의 IQ가 10점정도 더 높다”며 “아기의 지능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국가적으로도 큰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엄마의 경우 모유수유를 할 때 분비되는 옥시토신이 자궁수축을 돕고 출산 후 출혈도 막아 산후회복을 촉진한다. 모유수유자체가 500kcal를 소모하기 때문에 임신 중 불어난 체중이 빠지는데도 효과적이다. 또 칼슘대사를 촉진시켜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유방암, 난소암 발생빈도가 현저히 낮아진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최규연 교수는 “젖분비호르몬인 프롤락틴은 배란을 억제해 자연피임효과가 있고 모성애를 자극해 산후우울증 예방에도 좋다”고 말했다.

△24개월 이상 권장, 자연스레 끊어야

WHO와 유니세프는 생후 24개월 이상 모유수유를 권장한다. 이근 교수는 “일부러 중단할 필요 없이 아기가 원할 때까지 먹이면 된다”며 “걱정하지 않아도 아이가 스스로 자연스럽게 젖을 끊는 시기가 온다”고 말했다.

모유수유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유두혼동’이다. 유두혼동은 우유병과 엄마의 젖빨기을 헷갈려하는 현상이다. 이는 엄마젖과 우유병의 먹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다. 유두혼동이 오면 젖물리기가 어려워지고 젖꼭지가 갈라지는 등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직접 젖을 물리지 못할 때는 우유병이 아닌 컵이나 숟가락으로 수유해야 한다. 최규연 교수는 “생후 3~7일이 모유수유의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출산 전부터 젖 물리는 방법 등 모유수유에 대한 지식을 숙지하라”고 조언했다.

△직장여성, 복귀문제 가장 큰 걸림돌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들이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복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손문 교수는 “직장여성은 ‘모유를 먹일까, 분유를 먹일까’가 아니라 ‘어떻게 모유를 계속 먹일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근 교수는 “엄마가 젖을 먹이면 아기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 때문에 결근율이 줄어든다”며 “기업도 모유수유권장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성종은 모유수유권장사업팀장은 “앞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확한 모유수유정보 전달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모유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모유수유에 관한 오해와 진실
약 먹어도, 술 마셔도…끊지 마세요!


모유수유에 대한 속설은 무궁무진하다. 틀린 정보들도 난무한다. 정확한 지식으로 잘못된 정보에 따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반년 지나면 모유 영양이 없어진다?

모유의 영양가는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돌이 지나면 모유의 면역물질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가 아기에게 필요한 영양의 전부이기 때문에 모유만 먹이고 그 이후부터는 이유식과 함께 먹인다.

△초유는 양이 적어 분유와 함께 먹어야 한다?

출산 후 1~2일 동안은 소량의 초유가 나오는데 이는 아기에게 충분한 양이다. 갓 태어난 아기는 몸에 여분의 수분을 지니고 있어 적게 먹어도 지장이 없다. 절대 분유나 설탕물을 보충해 먹이지 말아야 한다.

△모유 먹은 아기는 묽은 변 본다?

모유를 먹는 아기는 분유를 먹는 아기보다 변이 묽고 부드러우며 횟수가 잦다. 이는 모유가 분유에 비해 흡수력이 뛰어나고 소화력이 좋기 때문이다.

△모유를 먹이면 살이 안 찐다?

모유를 먹는 아기가 분유를 먹는 아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날씬하다. 모유를 먹는 아이의 성장곡선이 정상이다. 따라서 통통해 보이는 것이 좋다고 분유를 먹이는 것은 삼가야 한다.

△유방이 작으면 모유 양도 적다?

유방크기는 양과 전혀 상관이 없다. 유방이 작아도 아기가 자주 빨면 유선이 발달해 충분한 양의 젖이 나온다.

△모유수유 때문에 가슴이 처진다?

근거 없는 말이다. 임신하고 나이가 들면서 일부 여성에게 나타나는 현상일 뿐 수유와는 상관없다.

△약 먹으면 모유수유 중단?

항생제, 해열제, 항응고제 등 단기질병에 사용하는 약은 대부분 안전하다. 갑상선호르몬제 등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경우라도 의사와 상담 후 모유수유가 가능한 약을 선택하면 된다.

△술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면 모유수유를 할 수 없다?

술은 하루 평균 소주 한잔 이하면 괜찮다. 단 최소 2시간 동안 젖을 주지 않아도 될 때 마셔야한다. 아기가 젖을 먹으려하지 않거나 체중이 잘 늘지 않으면 마시지 말 것. 또 설령 담배를 피운다 해도 아기에게 엄마젖은 가장 좋은 음식이다. 끊는 것이 가장 좋지만 힘들다면 젖을 먹인 후 담배를 피우는 게 낫다.

<헬스경향 주혜진 기자 masooki@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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