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피부가 붉어지고 악취 난다면?

2018-03-21     김현정 24시 안산 온누리동물메디컬센터 피부과 과장

올해 10살인 코코는 복슬복슬한 털이 매력적인 시추다. 코코는 어려서부터 늘 피부를 핥고 긁는 것이 일상이었다. 초기에는 불그스름했던 피부가 점점 거무튀튀해지면서 코끼리피부처럼 두껍게 갈라지곤 했다. 

뿐만 아니라 목욕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피부가 끈적이면서 기름기 있는 음식을 오래 방치했을 때 나는 불쾌한 냄새가 솔솔 풍겼다. 진단 결과 코코는 ‘말라세지아성 피부염’을 앓고 있었다.

■말라세지아성 피부염의 증상

말라세지아는 개의 피부에 상주하는 일종의 효모균이다. 정상적인 면역상태와 피부를 가진 개에게는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개의 피부상태가 악화돼 말라세지아가 과다증식하거나 과민반응이 생기면 피부에 ▲가려움증 ▲발적 ▲각질 ▲지루증 ▲탈모 ▲불쾌한 냄새 ▲색소침착 ▲피부에 단단하고 거친 잔주름이 생기는 태선화 등의 증상을 보인다. 

말라세지아성 피부염은 개에게 흔한 피부질환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시추, 코카스파니엘, 푸들 등이 유전적 소인으로 잘 걸릴 수 있다.

■말라세지아성 피부염의 관리

습기와 지질이 말라세지아의 증식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개를 목욕시킨 뒤에는 몸에 물기가 남지 않도록 꼼꼼히 말려야한다. 특히 다른 부위에 비해 통풍이 잘 안 되는 발가락사이, 사타구니, 겨드랑이, 피부주름사이를 주의 깊게 관리하자. 지루성피부인 개는 적절한 항지루성 약용샴푸를 처방받아 주기적으로 씻는다. 

■말라세지아성 피부염의 치료

말라세지아성 피부염은 일반적으로 알레르기성피부염(흔히 ‘아토피’라고도 불림), 지루성피부염, 재발성세균성농피증, 갑상선기능저하증 같은 내분비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이런 원발성질환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흔히 처방하는 항진균제는 간 수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치료 전후 기본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혈액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간수치가 높다면 같은 성분을 함유한 샴푸나 스프레이사용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말라세지아성 피부염은 시기적절한 관리와 조기처치에 소홀하면 악화되기 쉬운 질환이다. 다행히 코코의 피부는 보호자의 적극적인 관리와 정기적인 피부검진 덕분에 눈에 띄게 호전됐다. 지금은 최소한의 약 처방만으로도 정상에 가까운 피부를 유지하는 단계다. 

“코코가 이젠 덜 가려워서 그런지 성격이 더 활발해졌어요. 예전처럼 냄새가 나지 않으니 가족들에게 더 예쁨 받고요.” 이제 코코에 대한 걱정을 훌훌 털어버린 보호자의 말이다.  정리 l 최혜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