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다 죽음에 이르는…‘거식증의 덫’
살 빼려다 죽음에 이르는…‘거식증의 덫’
  • 김성지 기자 (ohappy@k-health.com)
  • 승인 2014.09.2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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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일상적 다이어트서 시작해 통제력 잃으면서 섭식장애로
ㆍ저체중서 합병증으로 사망할수도 ‘치료 필요한 병’ 인식부터 바꿔야

TV화면 속 날씬한 연예인과 모델, 치어리더를 보면 자신이 과체중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곤 한다. ‘저 사람들이 말랐고 내가 정상’이라고 위로해 보지만 주변은 온통 마른 사람들뿐이다. 긴 다리를 강조한 스키니는 깡마르지 않으면 입을 수 없고 각종 매체에서는 살찐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경고가 연일 이어진다. 어느덧 마른 사람이 자기관리를 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섭식장애인 거식증을 불러일으키고 환자의 15%는 죽음에 이른다.

△병적 음식거부, 각종 합병증으로 사망

거식증은 신경성식욕부진증으로 불리는 섭식장애로 음식 먹기를 거부하고 지나친 체중감량을 시도하는 정신질환이다. 거식증은 일상적인 다이어트로 시작했다가 통제력을 잃으면서 걸린다. 거식증에 걸리면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거나 폭식 후 습관적으로 토하는 행동을 반복하다가 저체중으로 인한 각종 합병증으로 결국 사망한다. 의학적으로는 정상체중의 85% 미만이면서도 이 같은 생각과 행동을 반복할 경우 거식증으로 진단한다.

거식증은 강박증이나 우울증, 불안증 등 정신과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강박주의성격을 가진 경우에도 흔히 발견된다. 거식증은 신체적으로 전해질불균형이 나타나고 심장의 움직임이 불규칙해 급사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은 생리불순으로 인한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심각한 질환, 생명위험 오기 전 치료해야

거식증은 질환이라는 인식이 부족해 만성으로 진행된 후 의사의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 거식증 같은 식이장애는 진행성이기 때문에 오래 지날수록 치료가 복잡하고 길어진다. 거식증은 정신과적 문제가 동반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음식을 토하거나 거부하는 행동을 보이면 즉시 전문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거식증은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고 생명의 위협도 있기 때문에 조기치료가 최선이다. 몸매와 체중에 대한 과도한 집착, 이로 인한 행동문제들은 상담과 약물치료를 통해 좋아질 수 있다. 정상체중보다 몸무게가 30% 이상 줄었다면 2~6개월간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

문제는 환자 본인의 치료의지다. 거식증환자는 자신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제3자가 억지로 음식을 강요하는 것도 해결책이 아니다. 서울365mc병원 조민영 원장은 “거식증환자는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TV속 연예인과 나를 비교하기보다 건강한 체형을 유지하고 가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고 말했다.

 

<거식증 주요증상>

1. 엄격한 다이어트로 식사에 제한을 둔다
2. 음식을 하나하나 세거나 음식을 잘게 썰어 먹는다
3. 다른 사람을 위해 음식을 자주 만들고 자신은 먹지 않는다
4. 낮은 체중인데도 살이 찔 것을 지나치게 염려한다
5.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6. 공공장소에서 식사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7. 체중감량을 위해 지나치게 운동한다
8. 지나친 체중감소를 감추기 위해 헐렁한 옷을 입는다
9. 폭식한다
10. 체중조절을 위해 구토하거나 변비약, 이뇨제, 다이어트식품 등을 습관적으로 복용한다
11. 하루에도 몇 번씩 체중을 측정한다
12. 음식물의 성분, 칼로리에 집착한다


<헬스경향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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