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편두통환자에게 보톡스는 약
만성편두통환자에게 보톡스는 약
  •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 승인 2014.10.15 1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톡스’를 주름제거 이외의 용도로 환자에게 투여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성형외과에서나 접할 법한 보톡스지만 알고 보면 신경과에서 치료목적으로도 투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바로 만성편두통환자의 치료를 위해서다. 만성편두통은 편두통이 한 달에 15일 이상 3개월 넘게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통증을 주관하는 뇌 부분의 여러 가지 변화를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따라서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검사를 통해서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다보니 속 시원한 치료법도 없다. 전문의와 꾸준히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약물치료를 받으며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사실 두통이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통증은 삶의 질을 극심하게 저하시킨다는 것이 문제다. 일반 편두통에서 발전한 만성편두통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우울, 불안 같은 정서장애까지 동반된다.

편두통이 만성질환으로 발전하는 요인 가운데는 ‘곧 낫겠지’라며 방치하는 습관도 무시할 수 없다. 두통이 생길 때마다 진통제를 복용하던 것이 점점 주기가 짧아지고 약을 남용하다보면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보톡스가 만성편두통환자에 효과적인 이유는 바로 치료보다 ‘예방’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보톡스를 주사하면 통증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막고 통증을 느끼는 수용체를 변화시킨다.

이에 따라 보톡스는 2010년 미국 FDA에서 만성편두통 예방을 적응증으로 한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승인받았다. 영국에서도 만성편두통예방제로 최초 승인받았다. 국내서는 2011년부터 편두통환자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보톡스는 두경부에 주사하면 최대 3개월간 만성편두통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톡스제조사 엘러간이 56주에 걸쳐 북미와 유럽, 캐나다에 거주하는 만성편두통환자 138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보톡스 투여 후 환자의 70%이상에서 편두통이 5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용시술로 젊음을 찾게 해준 덕에 많은 이들을 웃음 짓게 한 보톡스가 앞으로는 극심한 두통에 하루하루를 괴로워하던 환자들에게도 편안한 표정을 되찾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