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에 대한 진실과 오해
혈우병에 대한 진실과 오해
  • 김성지 기자 (ohappy@k-health.com)
  • 승인 2014.10.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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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유전병 중 하나로 혈액 안에 특정혈액응고인자가 없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액 안에는 총 14종의 혈액응고인자가 있고 저마다 번호를 갖고 있다. 혈우병환자는 이중 8번, 9번 응고인자가 하나만 있거나 둘 다 없을 때 생긴다. X염색체에 있는 성염색체 이상으로 유전되며 세계적으로 1만명 중 1명이 앓고 있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가 혈우병은 지혈이 되지 않아 한 번 피가 나면 과다출혈로 생명이 위태롭다는 것이다. 하지만 피가 멈추는 데 정상인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지혈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남자만 혈우병에 걸린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여성은 혈우병유전자를 갖고 있어도 정상기능을 하는 X염색체가 있어 무증상의 보인자상태가 된다. 남녀 모두 혈우병유전자를 가질 수 있지만 XY염색체인 남성에게서 출혈증상이 잘 나타나는 것뿐이다. 다만 여성도 또 다른 X염색체가 정상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관절과 근육에서 혈우병성출혈이 생길 수 있다.

실제 한국혈우재단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에는 2196명의 혈우병환자가 있고 이 중 여성은 128명이다. 50세 이상의 혈우병환자도 182명이나 돼 혈우병환자가 단명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혈우병은 대부분 한살 이전에 증상을 알 수 있다.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 증상이 더 확실해진다. 바닥에 자주 맞닿는 부위에 멍이 생기거나 뇌출혈로 인한 구토, 기면증, 경련 등을 보인다.

아이가 서고걷기 시작하면 혈우병의 전형적인 출혈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관절과 근육출혈이 시작되는 것인데 걷다가 방바닥에 주저앉는 일이 잦고 엉덩이에 혈종이 크게 잡히는 것이 관찰된다. 겁이 날 정도로 코피가 멈추지 않는 경우도 혈우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혈우병은 대표적인 유전성질환이지만 약 30%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돌연변이에 의해 가족력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혈우병치료는 출혈예방과 조절이다. 제8응고인자나 제9응고인자를 포함한 혈장제제의 수혈이 주요치료방법이다. 약물로 치료하기도 하며 현재 바이러스벡터를 활용한 유전자치료가 시험단계에 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임신 중 태아혈액검사를 통해 산전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검사해 아이 건강을 챙기는 것이 좋다.

<김성지 기자 ohappy@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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