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막아준다는 약’의 실체
‘외도 막아준다는 약’의 실체
  • 최신혜 기자 (mystar0528@k-health.com)
  • 승인 2014.12.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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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 째 기러기부부로 생활해 온 직장인 김 씨는 최근 아내에게 외도사실을 들켰다.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는 대신 성클리닉에서 일명 ‘외도억제약’을 처방받아 오라고 요구했다.

최근 주부커뮤니티 내에서 ‘외도억제약’이 인기다. 이 약의 실체는 바로 옥시토신호르몬이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 바소프레신은 성 반응과 관련 있는 호르몬이다. 성적 수용성과 오르가즘을 상승시켜 운우지락의 즐거움을 유발한다. 특히 바소프레신은 성관계 도중 사정반응이 일어날 때 혈액 속에서 농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외도억제약은 옥시토신호르몬을 스프레이형태나 액상으로 제조한 것이다. 비강스프레이형태로 판매되는 제품은 결코 저가가 아니지만 오픈마켓 등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제조사에서는 호르몬작용이 반짝 쾌감을 일으켜 바람기(성욕)를 억제할 수 있다며 사람들을 현혹한다. 옥시토신이 여성에게는 깊은 모성애를, 남성에게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사랑하는 상대에 대한 애착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 만한 얘기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 떠도는 옥시토신을 외도방지나 부부간 애착형성을 위해 처방받을 수는 없다. 현재 옥시토신은 유도분만 시 자궁수축, 모유분비 촉진 등의 용도로 처방된다.

해외직구 등을 통해 이를 불법으로 구입해 주입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상대의 바람기를 잠재우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호르몬이 상온에서 유지되는 시간은 단 3분에 그치기 때문이다. 반짝효과는 몰라도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부작용으로 강박, 불안, 타인에 대한 배척감 등이 나타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한다.

상대의 바람이 의심된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전폭적인 믿음이 없다는 것이다. 약물을 사용하기에 앞서 먼저 부부간의 벌어진 틈을 좁히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솔직하고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원인을 짚어내고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이 우선이다.

부드러운 스킨십을 자주 시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친밀한 상대와의 대화나 스킨십에서 옥시토신 분비가 세 배 정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유로운 명상이나 마사지 등을 통해서도 옥시토신의 혈중농도를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안정적인 성행위에서 옥시토신분비량이 가장 많다는 점을 기억하자.

<헬스경향 최신혜 기자 mystar0528@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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