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공황장애 급증, 어떻게 극복할까
중장년층 공황장애 급증, 어떻게 극복할까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선구 교수
  • 승인 2014.12.2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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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공항장애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30~40대 중장년층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공황장애는 주로 20대에 처음 발생하지만 심장이나 폐 등 신체적 질병으로 오인하고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지거나 중장년층의 경우 직장, 가정생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주로 발생한다.

 

공황장애는 ‘죽음이 임박할 것 같은 극심한 불안과 함께 두통, 현기증, 두근거림, 호흡곤란, 저림 등 신체증상이 나타나는 불안장애’다. 인체는 불안을 인지하면 위험요인에 대한 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 교감신경이 흥분되도록 설계돼있다. 정말 위험할 때만 우리 몸에 사이렌이 울려 교감신경계가 흥분돼야 하지만 공황장애는 이 경보가 고장나 아무 때나 사이렌이 울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 질환이다.

공황장애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증상들은 모두 교감신경의 흥분반응으로 나타난다. 우선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진다. 순간적으로 팔다리 등 말초기관에 혈액공급이 줄어 어깨나 뒷목이 뻣뻣해지고 팔다리가 저릴 수 있다. 또 감각이 이상해지고 힘이 빠지는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심장과 폐기능은 과도하게 활성화돼 과호흡증후군으로 이어진다.

심장과 폐가 너무 빨리 수축·이완하다 보니 오히려 호흡이 더 힘들어져 죽을 것 같은 위험까지 느끼게 된다. 위나 대소장 등에 혈액공급이 줄어 속이 거북하거나 미식거리며 토하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피부전도반응도 강해져 손바닥에 빠르게 땀이 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환자에 따라 증상이 전신에 골고루 나타나기도 하지만 일부 증상만 선택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공황장애증상은 신체증상, 사고증상, 행동증상으로 나눠 이해할 수 있다. 바로 앞에서 말한 교감신경의 흥분반응은 신체증상이며 사고증상은 공황발작 시 ‘이러다 죽는 것은 아닐까?’ ‘이러다 미치는 것은 아닐까?’ 등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는 재앙화생각과 과도한 불안을 일컫는다.

사고증상은 행동증상에 영향을 미친다. 행동증상이란 공황장애로 인한 불안사고로 평소 생활패턴에 변화가 오는 것을 말한다. 지하철, 터널 등 공황발작이 일어나거나 도움을 받지 못할 것 같은 상황과 장소를 피하는 광장공포증이 생길 수도 있고 불안을 줄이기 위해 술을 끊고 커피를 안 마시는 등 미묘한 회피행동들이 생길 수도 있다. 또 공황발작이 없을 때도 ‘언제 공황발작이 또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예기불안이 생길 수 있다.

공황장애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를 실시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와 항불안제가 주로 쓰이는데 항우울제는 렉사프로(lexapro), 팍실(paxil), 프로작(prozac) 등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차단제가 주로 쓰이고 항불안제는 자낙스(xanax), 리보트릴(rivotril) 등 벤조디아제핀계열의 약물이 주로 사용된다.

인지행동치료는 사소한 신체감각을 지나치게 과대평가, 확대해석하는 것을 교정하는 치료이며 이밖에 호흡재훈련법과 근육이완훈련, 노출요법(상상노출, 가상현실을 통한 노출, 실제노출법) 등을 실시한다.

예방·관리요령은 먼저 공황장애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다. 공황장애 시 나타나는 신체증상은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이며 이로 인해 죽거나 건강에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으면 공황발작의 공포를 줄일 수 있다.

또 호흡조절법을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호흡은 가슴 답답함이나 가슴통증,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공황증상이 있을 때는 천천히 깊이 숨쉬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에 평소 호흡조절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이어 이완연습을 해야 한다. 요가나 명상, 점진적 근육이완과 같은 활동을 꾸준히 연습하면 몸의 이완반응을 강화할 수 있는데 이는 공황증상이 올 때 교감신경이 자극되는 신체반응을 상쇄할 수 있는 반대반응이다.

술, 담배처럼 교감신경을 자극할 수 있는 물질은 멀리하고 중추신경흥분제를 포함한 다이어트약물은 피해야한다.

공황장애는 증상을 실제로 겪을 때는 무척 괴롭지만 다행히 치료반응이 좋은 질환이다. 6~8개월간 꾸준히 치료 받으면 80% 이상 완치되거나 약한 증상만 남는다. 반복되는 공황증상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다면 언제든 주저하지 말고 정신과 의사와 상담할 것을 추천한다.

※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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