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치료제가 정말 남성을 약하게 만들까
탈모치료제가 정말 남성을 약하게 만들까
  •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 승인 2014.12.2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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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치료제 복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성기능저하라는 부작용 우려 때문이다. 대한탈모치료학회에 따르면 의학계도 기존에는 100명 중 2명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믿어왔지만 장기간 연구결과가 나온 후 2005년 미국피부과학회지에 남성의 성기능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발표됐다.

탈모치료제 대표약물 가운데 하나인 ‘피나스테리드’(제품명:프로페시아)는 전립선비대증치료제로 개발됐다가 발모라는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탈모치료제로 사용하게 됐다.

남성호르몬 가운데 테스토스테론, 안드로젠은 성기능과 관련이 깊지만 또 다른 호르몬인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은 성기능과 관련이 없고 생식기를 성숙하게 만들어주는데 관여한다. 하지만 성숙한 후에는 오히려 전립선을 쓸데없이 커지게 만들어 소변배출이 잘 안되는 전립선비대증을 일으킨다.

피나스테리드는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리덕타제 환원효소와 결합해 DHT로 변하는 것을 막아준다. 결국 이론적으로는 성기능과 관련 없는 호르몬 생성을 줄여주기 때문에 성기능이 향상되면 향상됐지 떨어질 이유는 없는 셈이다.

탈모치료제가 성기능과 관련이 적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MSD가 19~41세 남성 181명을 대상으로 피나스테리드1mg 복용에 따른 사정량과 정자의 파라미터(정액의 양, 정자수, 운동성 등), 전립선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결과 48주간 복용했을 때 정자형성, 정액생성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런데도 탈모치료제 복용 후 발기부전 등 성기능장애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약물에 의한 성기능 관련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단정짓기는 힘들다. 1%의 가능성은 있다. 임상결과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한 환자 1% 내외에서 성기능저하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크게 우려할만한 것은 아니다. 이유는 대조군인 위약(가짜약)을 복용한 환자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약을 복용하면서 혹시 모를 부작용을 우려해 나타나는 ‘노시보효과’(플라시보효과의 반대말)가 부작용을 낳은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탈모치료제에 의한 성기능저하 부작용이 약물보다는 심리적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보인다.

실제 남성들이 느끼는 성기능저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생각보다 크다. 20~49세 성인 남성 416명을 대상으로 남성형탈모 경구용치료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무려 76%가 성기능저하를 가장 우려하는 부작용으로 꼽았다.

약물에 의한 것이든 심리적 요인이든 성생활에 불편을 느낄 경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약 복용을 중단하면 몇 주 내에 정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1% 내외의 부작용 때문에 지레 겁먹고 치료시기를 놓쳐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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