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독으로 만드는 식품들
약을 독으로 만드는 식품들
  •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 승인 2015.01.1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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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중에 꼭 우유와 함께 약을 복용하는 분이 있다. 왜 그렇게 유별난 버릇을 갖게 됐냐고 물었더니 초등학생시절 우유급식 때문이라고 했다. 어릴 때 알약을 삼킬 때마다 목구멍에 걸려 거북했는데 우연히 학교에서 우유와 함께 먹었더니 한결 편하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우유는 약과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되는 대표적인 식품 중 하나다. 문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안 좋은지, ‘어떤 약’이 안 좋은지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다보니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약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할 식품으로는 우유 등 유제품을 비롯해 자몽·자몽주스, 마늘, 감초, 커피·홍차·녹차 등이 있다.

간에서 약물이 활성을 잃고 신장을 거쳐 소변으로 배출되는 분해과정을 ‘제거(Clearance)’라고 한다. 자몽·자몽주스는 바로 약물의 ‘제거율’에 영향을 준다. 자몽이 간 효소의 활성을 방해해 약물을 더 많이 몸 안에 남게 한다. 그 결과 혈액 중 약물농도가 증가하고 부작용위험도 높아진다.

주의해야할 약물(제품명)은 ▲고혈압 : 노바스크, 딜라트렌, 코자 등 ▲고지혈증 : 리피토, 조코, 로바로드 등 ▲발기부전 : 비아그라 ▲진경제 : 부스코판 등이다.

마늘은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막는 작용이 있다. 따라서 혈액응고를 막는 약물과 복용하면 출혈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항응고제 즉, 와파린처럼 혈액응고를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을 때는 마늘섭취를 줄여야 한다.

주의해야 할 약물은 ▲항응고제 : 플라빅스 등 ▲항혈전제 : 아스피린, 아스트릭스 등 ▲피임약 : 마이보라, 미니보라 등이다.

커피나 홍차, 녹차와 함께 카페인이 함유된 종합감기약이나 진통제 등을 복용하면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부작용위험이 증가한다. 커피·홍차·녹차에는 카페인 외에도 탄닌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일부 약물과 결합, 침전물을 만들어 몸 안에 흡수되는 것을 막기도 한다.

주의해야 할 약물은 ▲비염·콧물약: 코싹, 슈다페드 등 ▲진통제·종합감기약: 펜잘, 게보린, 화이투벤 등 ▲피임: 미니보라, 마이보라 등 ▲향진균제: 라미실 등 ▲금연보조제: 니코스탑패취, 니코틴엘껌 등이다.

우유·유제품에는 칼슘이 많아 일부 약물을 함께 복용할 경우 혈액 중 칼슘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부갑상선호르몬이나 신장(콩팥)에 문제가 있어 혈액 중 칼슘량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 유의해야 한다.

주의해야할 약물은 ▲골다공증약 : 포사맥스, 액토넬, 본비바 등 ▲빈혈약 : 헤모큐, 볼그레 ▲항생제 : 시프로바이, 크라비트, 옥시마이신, 바이브라마이신 등 ▲건선약 : 다이보넥스액/연고 등이다.

이밖에도 감초는 우리 몸에서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을 증가시켜 소변으로 수분과 나트륨이 배설되는 것을 막고 반대로 칼륨이 많이 배설되게 한다.

약을 먹는데 있어 최고의 궁합은 미지근한 물 한 컵이다. 약효가 더 잘 발현되기 위해서는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을 충분히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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