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증 ↔ 폭식증 ‘한끝 차이’
거식증 ↔ 폭식증 ‘한끝 차이’
  •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 승인 2015.05.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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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다이어트로 굶다가 식욕 폭발

ㆍ죄책감에 토하거나 다시 굶어
ㆍ회복가능성 60%, 재발도 흔해

여성들 사이에서 44~55사이즈가 워너비(wannabe;닮고 싶은) 몸매로 떠오르면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잘못된 식습관과 다이어트강박증으로 인해 섭식장애(거식증, 폭식증)를 겪는 젊은 여성이 상당수라는 점.

실제로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섭식장애로 진료 받은 인원은 2008년 1만940명에서 2012년 1만3000명으로 5년 새 1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식증환자는 2008년 1501명에서 2013년 1796명으로 연평균 3.7% 증가했다. 2013년 기준으로 20~30대가 진료인원의 70.6%를 차지했다.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선구 교수는 “20대 여성은 미모와 날씬함을 강요하는 사회분위기로 인해 성형, 무리한 다이어트 등 체중이나 체형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장 크게 받는다”며 “진료인원은 20대 여성이 많고 10대 중반에는 거식증이었던 환자가 폭식증으로 바뀌기도 한다”고 밝혔다.

섭식장애인 폭식증과 거식증은 사실 ‘한끝 차이’다. 감량 때문에 음식을 지나치게 피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한 순간에 많은 양을 먹은 후, 죄책감이나 비만에 대한 두려움으로 먹은 음식물을 토하거나 다시 굶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거식증과 폭식증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폭식은 일정한 시간 내에 다른 사람들이 먹는 것에 비해 확연하게 많이 먹으면서 음식조절이 안 되는 것으로 정의한다. 원인은 우울, 불안, 분노 등 부정적 감정으로 인한 경우, 너무 적게 먹거나 먹지 않아 유발되는 경우, 식사제한규칙을 지키려는 지나친 강박관념 등이 대표적이다. 폭식 후 일부러 토하거나 설사제·이뇨제를 복용하고 과도한 식이제한, 심한 운동 등 부적합한 보상행동을 되풀이하는 양상을 보인다.

반면 거식증은 진단이 뚜렷하다. 보통 정상체중보다 15%이상 체중감소가 나타나는 경우다. 체중이 정상보다 30%이하로 떨어지면 입원해야한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외모에 대한 사회가치관, 신체콤플렉스 등으로 추정된다. 주로 청소년기와 청년기, 여성에게 흔하다. 골격근이 위축되거나 월경이 중단될 수 있다. 또 탈모, 피부착색, 저혈압,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오랜 구토습관이 있는 경우 치아, 식도, 위 등에 염증과 상처를 입었을 수 있다.

문제는 치료 받는다고 해도 회복가능성이 60%정도에 불과하고 재발도 흔하다는 점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본인의 의지는 물론 가족과 주위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울365mc병원 김하진 대표병원장은 “식이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식사행동을 수정하기 위한 정신치료, 가족치료, 약물치료 등을 포함한 종합치료가 필요하다”며 “살찌는 것이 두려워 음식을 피하는 것은 결국 거식증 유발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굶어서 살을 빼려는 생각을 버리고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건강하게 다이어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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