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예방’ 과연 비타민C가 답일까
‘메르스 예방’ 과연 비타민C가 답일까
  • 손정은기자 (jeson@k-health.com)
  • 승인 2015.06.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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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마다 비타민C 품절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영업사원들조차 비타민제품을 구경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메르스사태 이후 비타민은 없어서 못 파는 ‘귀한 몸’이 됐다.
 

때 아닌 비타민열풍이 불어닥친 것은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면역력강화만이 메르스의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면역력강화에 있어 비타민의 중요성이 언급되기 시작하자 불안감에 휩싸였던 사람들이 약국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메르스공포가 비타민 맹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금의 분위기는 다소 우려스럽다. 비타민이 감기에 효과적인지를 두고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한데 메르스바이러스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불확실한 정보가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을 꾸준히 먹거나 이전에 먹던 것보다 더 많이 복용하면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을까.

실제로 일부전문가들은 메르스예방법으로 비타민 복용을 적극 권장하기도 한다. 동국대 의대 미생물학과 김익중 교수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 하루 4g의 비타민C를 복용하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일부전문의들도 비타민을 먹지 않는 것보다는 복용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 비타민으로 메르스를 예방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전문의들도 상당수다. 비타민C로 면역력을 높여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학적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명승권 교수는 기초의학교수들이 실험실연구나 동물실험에 기초해 일부 긍정적인 효과가 보고된 비타민C의 항산화기능과 주변사람들의 경험을 근거로 비타민이 메르스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임상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한다. 명 교수 외에도 대다수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은 비타민이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며 오히려 손 씻기, 운동, 충분한 수면과 영양섭취가 더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이전부터 비타민을 꾸준하게 복용해왔다면 평상시대로 먹으면 된다. 단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을 해소하고자 비타민에 의존하며 치료제로 여기는 태도는 적절하지 않다.

<손정은기자 jeso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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