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복통 안고 살아야 하는 ‘크론병’
평생 복통 안고 살아야 하는 ‘크론병’
  • 김치중 기자
  • 승인 2012.12.2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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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에서 항문까지 염증 발생…20대 발병확률 가장 높아

평생 복통을 앓고 산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죽음보다 더한 복통을 갖고 살 수밖에 없는 질환이 바로 크론병이다. 2006년 크론병 발병을 확인하고 수술한 가수 윤종신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스트레스와 걱정이 쌓이면 증상이 심해졌다”며 크론병에 대한 경각심을 대중에게 알려 화제가 됐다.
 
궤양성대장염·베체트병은?
최근 어린이병원에 ‘소아청소년 크론병·궤양결장염클리닉’을 오픈한 세브란스병원의 소화기 내과 천재희 교수의 자문을 얻어 크론병에 대해 알아봤다.
 
궤양성대장염보다 환자 괴로움 심각해
 
크론병은 장에 생기는 심각한 만성염증으로 궤양성대장염, 베체트병과 함께 염증성장질환으로 불린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에만 염증이 발생하지만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관 전체에 염증이 나타난다.
 
염증 부위가 연속되지 않고 여러 곳에 떨어져 있는 것이 특징으로 소장과 대장에 염증이 발생하며 소장의 끝과 대장이 만나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크론병은 장의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과 장막층 등 장벽의 모든 층에 침범해 염증을 일으킨다.
 
크론병에 걸리면 설사, 복통, 식욕감퇴, 미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관절, 눈, 피부, 간, 신장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급속히 진전되기도 한다. 궤양성대장염에 비해 환자가 느끼는 괴로움이 더 심하며 장기적 경과와 치료에 대한 반응도 나빠 수술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서구에선 흔한 병…2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
 
크론병은 사실 국내에서 흔한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등 서구에서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인구 1000명 당 1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대략 인구 1만명에 1명 정도가 크론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희귀질환으로 여겼던 크론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궤양성대장염, 베체트병과 함께 2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고령자의 경우 새롭게 발생하는 예가 적다. 전문의들은 “크론병은 한번 발병하면 잘 낫지 않고 대부분의 경우 증상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며 남성과 여성 간 차이는 없지만 소아환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장질환에 대해 “최근 연구에 의하면 염증성장질환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체제(면역계)가 자기 자신, 특히 장의 점막을 자신이 아닌 외부물질(항원)이라고 오인, 작용해 염증반응이 일어난다”며 “항원은 그 자체가 염증반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외부물질을 몰아내려고 하는 신체방어기전을 자극해 활성화시켜 염증반응이 증폭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바이러스와 세균 등 외부인자와 신체의 면역계 간 상호반응이 염증을 촉발하거나 이들 외부인자가 장의 벽을 손상시켜 병이 시작되거나 가속된다는 가설을 대다수 학자들이 믿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크론병은 유전될까. 서구에서는 크론병이 가족성에 기인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크론병 환자의 가까운 가족 중에 이들 질환을 가진 환자가 있을 확률이 15~20%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전문의들은 “국내에서는 가족 중 궤양성대장염이나 크론병 환자가 여러 명 있다 해도 어떤 사람에서 질병이 나타날지 예견할 수 있는 인자가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며 “크론병을 유전성질환이 아니라 가족성질환으로 보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궤양성대장염·베체트병은?
 
궤양성대장염 = 대장에만 문제를 일으키는 만성염증성질환으로 대부분의 궤양성대장염환자는 직장에 염증이 있다.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설사, 혈변, 복통 등과 함께 식욕감퇴, 체중감소, 피로감 등을 호소한다. 관절, 눈, 피부, 간, 신장 등에 이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증상은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응급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예가 있는 반면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베체트병 =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전신질환으로 구내궤양, 피부증상, 눈의 증상, 생식기궤양 등이 주요증상이다. 관절염, 소화관궤양, 부고환염, 혈관병변, 중추신경계 증상 등도 올 수 있다. 주요 증상 4가지가 모두 나타나면 완전형 베체트병이라 한다. 베체트병 환자의 3~5%는 소장이나 대장의 이상이 동반되는데 소장 끝과 대장이 연결되는 부위에서 가장 흔히 문제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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