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선도가 빛난 한미약품 글로벌 진출
기술선도가 빛난 한미약품 글로벌 진출
  • 손정은기자 (jeson@k-health.com)
  • 승인 2015.11.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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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이달에만 사노피, 얀센과 각각 5조원,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 무려 6건의 굵직한 계약을 발표했다. 규모도 규모지만 마치 거짓말처럼 연이어진 계약소식에 한미약품의 주가는 1년 새 10배 가까이 뛰어오르며 한때 LG전자 시가총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한미약품 수출계약은 제약업계가 그토록 외치던 ‘글로벌’이라는 목표와 제약산업이 차세대 먹거리산업임을 현실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환호 받고 있다. 무엇보다 콧대 높은 굴지의 다국적제약사들이 아직 성공도 보장되지 않은 한미약품의 신약물질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신약의 가치를 증명한 것과 다름없다.

한미약품의 신약이 그들을 사로잡은 매력은 뭘까. 특히 당뇨치료제인 기저인슐린을 개발한 사노피에 다름 아닌 당뇨신약기술을 수출했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사노피가 선택한 지속형 당뇨신약 3가지 품목은 ‘일 1회 제형’을 ‘주 1회 제형’으로 장기화시킨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퀀텀프로젝트’로 불리는 3품목은 인슐린분비 촉진호르몬인 ‘GLP-1’과 유사한 물질을 체내에 직접 투여해 혈당을 낮추는 GLP-1계열, 인슐린계열, 그리고 두 가지를 합친 콤보제형이다.

하루 한번 투여를 주 1회로 투약횟수와 투여량을 최소화함으로써 부작용발생은 낮추고 약효는 최적화한 것이 핵심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기반은 한미약품의 독자기술인 ‘랩스커버리’기술이다. 바이오(단백질)의약품은 인체투여 시 반감기가 짧아 자주 투여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주는 혁신적 기반기술이다. 사노피는 세 가지 계열 품목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일 1회 제형이다. 한미약품이 사노피조차 해내지 못한 기술을 선도한 것이다.

얀센이 선택한 신약은 당뇨·비만치료제다. 인슐린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을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이중작용치료제로 이 역시 랩스커버리기술을 적용한 주 1회 제형이다.

아직 임상단계지만 다국적제약사가 개발에 참여하면서 성공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한미약품의 올해성과는 단순히 규모로만 평가하기에는 부족할 만큼 제약업계의 역사를 다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우리 기술이 더 많은 전 세계 당뇨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게 됐다는 점은 산업성과를 넘어 인류건강증진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만하다. 척박한 국내제약업계 개발환경 속에서 싹을 틔워 꽃을 피운 한미약품의 성과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헬스경향 손정은기자 jeso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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