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물어볼 의사친구 없다면 기본의학지식 갖춰야
편하게 물어볼 의사친구 없다면 기본의학지식 갖춰야
  •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김영범 진료부원장
  • 승인 2016.03.1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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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디스크, 관절염 등 근골격계질환을 진료하다 보니 지인들이 이에 대해 의학적 조언을 부탁하곤 한다. 거주지가 다른데도 굳이 연락하는 이유는 스스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전문가의 정확한 판단을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았을 때 그 수술이 정말 필요한 지 확인하기 위해 필자를 찾기도 한다. 이는 우리나라 의사들이 환자에게 100%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는 공공연하게 떠도는 과잉진료에 대한 우려도 한 몫 한다.

실제로 필자를 찾은 몇몇 환자는 불필요한 수술을 권유받기도 했다. 과잉진료에 대한 우려는 객관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09~2013년 국민연금공단에 청구된 수술 98만건 중 과잉진료조정건수는 12만9000건으로 13.2%에 달했다. 공공병원이 아닌 이상 병원도 영리성을 띨 수밖에 없어서가 아닐까.

장수의 전제조건은 건강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평소 몸을 잘 관리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제대로 치료받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 번 망가진 몸은 되돌리기 힘들다. 현대의학은 너무 깊고 넓어 일반국민은 무지할 수밖에 없다. 친한 의사가 있다면 필요할 때 편하게 물어볼 수 있지만 대다수 일반인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김영범 진료부원장

게다가 의사조차 자기 전공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재활의학과를 전공한 필자에게 갑상선암에 대해 묻는다면 “모른다”고 답할 것이다.

누구나 과잉진료를 하는 병원에 방문한다면 몸과 마음이 악화되기 쉽다. 의사들 사이에서 초기위암의 경우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근골격계질환은 의사가 100% 확신을 갖고 치료법을 결정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나이 등 여러 인자로 인해 치료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만큼 환자의 결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근거 없는 치료가 난무하고 과잉진료가 이뤄지는 현실에서 일반인이 의학에 대한 기본지식을 갖고 있다면 불필요하고 근거 없는 치료를 피할 수 있다.

허리통증환자의 90%는 3개월 안에 증상이 저절로 좋아지고 허리디스크가 생겨도 돌출된 디스크의 70%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작아진다. 또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6명은 통증 없이 어깨힘줄이 찢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

필자는 다음회부터 다빈도 근골격계질환인 요통, 디스크에 대해 일반인이 기본적으로 꼭 알고 있어야 할 지식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물론 진단과 치료방법결정에 있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의사의 견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의사가 제시하거나 권유하는 치료법을 실행함에 있어 본인의 결정이 필요할 때 이런 지식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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