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대부분 수술 없이도 회복된다
허리디스크, 대부분 수술 없이도 회복된다
  •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김영범 진료부원장
  • 승인 2016.03.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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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통증은 감기, 두통만큼이나 흔한 증상이다. 필자 역시 진료실에서 오랜 시간 외래진료를 보기 때문에 매달 한번쯤은 허리통증을 느낀다.

김영범 진료부원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척추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200만명 이상이었다.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이 척추질환에 시달리는 셈이다. 진료건수는 약 8800건으로 비용만도 3조8760억원에 달했다.

허리통증에 자주 시달리거나 고통이 심할 때면 “허리디스크가 아닐까”라는 걱정이 든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봤을 때 허리 아픈 사람 100명 중 4명 정도만 허리디스크가 원인이다. 대부분 인대, 근육, 힘줄 등이 원인인 비특이적 요통이다. 허리디스크를 지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허리디스크는 좌골신경통, 요추신경근병증, 추간판탈출증 등 여러 용어로 불린다. 정확한 의학적 표현은 추간판탈출증에 의한 요추신경근병증이다. 척추뼈 분절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가 탈출하면서 신경주위에 염증을 발생시키고 심하면 척추신경근(뿌리)을 압박,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발생한다.

얼마 전 이삿짐센터에서 일하는 30대 청년이 허리와 다리뒤쪽에 통증이 있다며 진료실을 찾았다. 이 환자는 이미 다른 의료기관에서 MRI를 촬영하고 디스크돌출진단에 따라 수술을 권유받았다. 디스크환자 중에는 수술이 분명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이 환자는 필요치 않았다.

수술 없는 치료에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의학적 기준에 따라 전문의의 지시를 잘 따르기만 하면 환자 대다수는 통증을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돌출된 디스크가 저절로 흡수돼 그 크기가 작아진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의사조차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척추질환으로 인한 입원치료가 한 해에 130만건 정도 발생한다. 가장 많은 상병은 27만명 정도가 입원치료를 받는 디스크(추간판장애)다. 척추수술도 15만건이나 이뤄졌다.

2006~2013년에 걸쳐 척추전문병원 척추수술조정률은 18.7%로 10명 중 1~2명에게 과잉수술이 이뤄졌음을 추측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통증은 잘못된 자세나 과도한 스트레스 등 발생원인을 고치면 치료 없이도 2개월 내에 대부분 좋아진다. 돌출된 디스크도 환자의 70~80%는 저절로 흡수돼 크기가 작아진다. 물론 100% 정상으로 회복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크기가 70% 정도 줄어든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디스크돌출정도가 심할수록 흡수가 잘 돼 크기가 더 많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디스크가 완전히 떨어져 나온 경우는 디스크수핵분리라고 부른다. 통증이 매우 심하고 MRI사진을 통해 상태를 직접 봤을 때 매우 심각하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떨어진 디스크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100% 흡수돼 사라진다. 따라서 돌출된 디스크를 일부러 제거할 필요는 없다.

허리디스크의 자연변화에 대한 기본의학지식을 습득하고 있다면 허리디스크가 생겨도 치료에 있어 보다 나은 결정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장수시대에 사는 현대인은 몸을 더 건강하게 지키는 동시에 축복받은 인생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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