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요통이 허리디스크? 무슨 소리?
흔한 요통이 허리디스크? 무슨 소리?
  • 헬스경향 김영범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진료부원장
  • 승인 2016.04.0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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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인조가죽의자에 앉아 진료를 보다가 허벅지 아래 땀이 고여 환기가 잘되는 플라스틱방석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하지만 재질이 미끄러워 허리근육에 무리가 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뻑뻑하고 묵직한 통증이 생겼다. 방석을 즉시 치우고 며칠동안 간단한 허리운동을 하자 정상으로 돌아왔다.

허리가 자주 혹은 심하게 아픈 환자들은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를 걱정한다. 하지만 이 경우 100명 중 4명에게만 허리디스크가 생기며 대부분 인대, 근육, 힘줄 등 비특이적 요소가 원인이다. 요통은 감기, 두통만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인 만큼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허리디스크처럼 걱정할만한 질환도 있지만 발병가능성은 높지 않다.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거나 쑤시면 ‘좌골신경통’이라고 부른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대부분 허리디스크에 의한 요천추신경근병증으로 인해 발생한다. 4, 5번 허리척추신경과 1, 2, 3번 천추척추신경이 만나 이뤄지는 좌골신경은 엉덩이 뒤에서 시작해 다리 뒤, 장딴지, 발바닥, 발등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허리디스크로 인한 신경통은 엉덩이, 다리 뒤 등에서 느껴진다.

김영범 진료부원장

요통으로 병원에 온 환자에게 가장 궁금한 점은 허리디스크 발병여부다. 증상만으로 100% 확진할 수는 없지만 일단 허리만 아프다면 허리디스크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보통 허리통증을 허리디스크증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엉덩이, 다리 옆·뒤, 정강이 옆, 장딴지 뒤에서 발생하는 저림·화끈거림·쑤심·당김 등 방사통이 주요증상이다.

필자는 방사통 없이 요통만 호소하는 환자에게 안심하라고 말한다. 이 때 위험요인만 제대로 고친다면 통증은 몇 주 후 사라진다. 요통환자 50%, 80%, 90%는 각각 1주일, 2개월, 3개월 내에 증상이 사라진다. 인간의 자가치유력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회복도구다.

허리디스크가 발생하면 엉덩이와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 외에도 다리감각이 떨어지는 ‘소견’, 일반적인 접촉에도 통증을 느끼는 ‘과민감각’, 이상한 감각을 느끼는 ‘이상감각’이 일어난다. 디스크돌출이 심해 신경을 기계적으로 압박하게 되면 발목, 엄지발가락근력이 저하되는 근마비증상도 생길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요통은 매우 흔한 증상이니 지레 허리디스크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세교정만으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데도 CT, MRI 등 과잉검사가 이뤄질 수 있고 불필요한 치료를 여러번 받을 가능성도 있다. 기본적인 의학지식을 갖고 있다면 환자 본인의 지갑과 몸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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