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백세건강 위해 생소한 질환까지 챙기세요”
아는 것이 힘…“백세건강 위해 생소한 질환까지 챙기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6.09.2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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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 우울증 등 간과하기 쉬운 노인성질환 많아

‘100세 시대’라는 말이 이젠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때가 됐다. 많은 어르신들이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는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인생의 제 2막을 활기차게 열고 있다.

활기찬 제2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건강관리’다. 흔히 나이가 들어 나타나기 쉬운 질환 하면 치매나 파킨슨병 등을 떠올리지만 주의해야 할 노인성질환은 상당히 많다. 10월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노년층이 평소 간과하거나 소홀하기 쉬운 노인성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심장 느리게 뛴다면 ‘서맥성 부정맥’ 의심해야

단순한 노화증상으로 여기다 간과하기 쉬운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서맥성 부정맥’이다. 서맥성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전달체계 이상 등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의 한 종류로 정상인의 심장이 분당 60~100회를 뛰는 것과 달리 심장이 1분에 50회 미만으로 매우 느리게 뛰는 것을 말한다. 다소 생소한 질환이기에 가슴 두근거림이나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을 느껴도 나이가 들면 기력이 떨어지며 으레 나타나는 증상으로 치부하거나 빈혈 또는 저혈압과 같은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심장 박동이 느려지면 뇌를 비롯한 주요 장기에 산소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어지러움과 호흡 곤란, 경우에 따라 실신 등을 유발하고 심장 박동이 수초 이상 정지해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 인구고령화에 따라 부정맥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부정맥환자는 2011년 14만 7159명에서 2013년 18만 7085명으로 약 27% 증가했다. 이는 암에 이어 국내 주요 사망원인 2위인 심혈관 질환(협심증∙심근경색)의 환자가 동일한 기간 내에 5% 증가율을 보인 것에 비해 약 5배나 많은 수치이다.

이대목동병원 부정맥센터장 박준범 교수는 “서맥성 부정맥은 노년층의 심장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이지만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라 생각해 진단과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차오르며 심장박동 또는 맥박이 느리게 뛴다고 느껴질 때는 왼쪽 손목 한쪽의 맥을 짚어 맥박 수를 체크해 보는 것이 좋고 증상이 심하거나 자주 나타날 때는 즉시 병원 방문을 권하는데 그때 1분당 맥박 수를 체크해 주치의에게 말해주면 진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외롭고 쓸쓸함 ‘노인우울증’, 적극적 치료 중요

노년기에 가장 흔하게 직면하게 되는 것이 마음의 병, 바로 우울증이다. 특히 노인 우울증은 노년기의 경제적인 어려움, 사회와 가정에서의 역할 상실, 배우자의 죽음, 신체적 능력 약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또 청장년 우울증과 달리 본인의 심리 상태를 직접 표현하지 않고 각종 신체증상을 주로 호소하는 가면성 우울증이 흔한 것이 특징이다.

노인 우울증의 가장 큰 문제는 ‘나이가 들면 즐겁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거나 ‘울적한 것은 괜한 기분 탓이니 정신력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등의 오해로 우울함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 들여 조기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다는 것.

우울증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의문과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한몫 한다. 하지만 우울증은 조기 치료 시 완치 비율이 높은 편이고 심한 경우 자살 기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관리가 시급하다.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수인 교수는 “예전과 달리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자주 깨고 입맛이 없고 체중이 감소하며 주변 일이나 사람에 싫증, 건망증이 늘거나 말과 행동이 느려질 때는 우울증을 의심해보고 즉시 전문 의료진을 찾는 것이 좋다”며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가족의 지지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친구와 친지들과의 잦은 교류를 주선해주고 뜨개질이나 그림 등의 취미 활동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으며 고령 부모와 함께 살고 있지 않다면 집 방문이나 안부 연락을 자주하고 가끔 가족 동반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부끄러워 감추고 싶은 배뇨장애, 당당하게 치료해야 삶의 질↑

증상을 느끼더라도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질환이라 여겨 혼자 끙끙대며 병을 키우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립선의 비대로 방광의 배출장애를 나타내는 ‘전립선비대증’과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흘러나오는 ‘요실금’ 같은 배뇨장애다. 평범한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자신감 결여 등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크게 저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환자는 2010년 77만 명에서 2014년 101만명으로 5년 새 32%나 증가했으며 60대에서는 60%, 70대에서는 70%, 80대에서는 80%라는 수치를 볼 때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병률 또한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요실금환자의 경우는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는데 전체 환자 중 70대 이상이 3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6~70대 환자가 약 4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윤현석 교수는 “배뇨장애는 고령자의 과반수가 겪을 정도로 흔하게 발생하지만 증상을 참다가 병이 꽤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삶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보다 당당하게 치료에 임해야 하며,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보거나 소변을 잘 참지 못하는 경우에는 배뇨장애를 의심해 보고 즉시 정확한 진단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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