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든지 완치가능한 ‘공황장애’, 이젠 당당히 치료받으세요”
“얼마든지 완치가능한 ‘공황장애’, 이젠 당당히 치료받으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6.10.1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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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두근거림, 호흡곤란 동반하면 의심해봐야

# 33세 직장인 소현 씨는 한 달 전 무서운 경험을 했다. 차를 몰고 출장을 가던 중 갑자기 심장이 뛰면서 숨이 막히고 운전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발이 저리면서 온 몸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대로 있다가는 당장 죽을 것 같은 공포감에 휩싸여 차를 갓길에 세우고 119에 연락하여 응급실로 갔다. 그 이후로 그때 상황이 반복될까 운전대를 잡는 것이 두려워졌다.

몇 년 전부터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는 연예인들의 남모를 고백이 이어지고 있다. 비단 대중 앞에 서는 연예인뿐이 아니다. 공황장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공황장애로 병원을 방문한 이가 2010년 5만 명에서 2015년 10만 명으로 5년 새 약 2배가량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평소 본인의 심리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제때 치료받을 수 있어야한다고 조언한다.

▲증상 유사한 질환 많아 의료진 정확한 진단 필수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극단적인 불안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공황이란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상황에서 오는 갑작스러운 공포감. 이는 생명에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자연스러운 몸의 반응이다.

하지만 특별히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신체의 경보체계가 오작동이 나서 위협적인 상황과 동일한 반응이 나타난다면 공황발작에 해당한다. 이는 10분 이내에 급격한 불안과 동반되는 신체증상이 정점에 이르며 20~30분 정도 지속되다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증상을 경험한 사람들은 죽음이 임박할 것 같은 극심한 불안과 함께 두통, 어지럼, 가슴 두근거림, 메슥거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한다.

공황발작을 경험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체 성인 인구의 약 30% 정도가 평생 한 차례 이상 공황발작을 경험한다고 보고된다. 단 한 번 공황발작을 경험했다고 해서 ‘공황장애’로 판단할 수는 없다.

공황발작의 증세가 여러 번 반복되거나 반복될까 두려운 경우, 또 이 발작이 스트레스나 심근경색과 협십증, 갑상선질환, 간질, 저혈당증, 빈맥 등 신체질환에 의한 것이 아닐 경우 공황장애로 진단한다. 발작 증세가 신체질환 또는 정신분열증, 적응장애 등 본인이 모르게 앓고 있던 정신질환으로 인한 것이 아닌지 감별이 매우 중요해 이때는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스트레스 많은 중장년층 여성에게서 발생률 높아

공황장애는 성별과 연령을 막론하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지만 통계적으로는 여성 환자가 많은 것으로 보고된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만 해도 여성 환자가 약 2만 4000명으로 남성환자(약 2만6000명)에 비해 적었지만 2011년을 기점으로 역전해 매년 격차를 벌이고 있다. 전체 환자 분포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가 가장 많고, 50대, 30대 순으로 나타났다(2015년 기준).

공황장애 발생에는 신경전달물질시스템의 이상과 같은 신경생물학적 원인과 부모 상실이나 분리불안 등 개인이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경험한 경우,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받았을 때와 같은 심리·사회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 일이나 결혼, 남편, 자식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30~50대 중·장년층(약 66%)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수인 교수는 “상당수의 공황장애환자들이 자신이 공황장애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심장이나 다른 신체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와 달리 불안증세와 함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느낀다면 공황발작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공황장애 발생에 남녀차이가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동기에 남자와 여자의 양육방식이 다르고 여성이 남성보다 선천적으로 특정 감정을 보다 강렬하게 느끼는 것,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에서도 남녀가 생물학적 차이를 보이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공황장애, 조기 치료·진단 절실한 질환

공황장애를 마음이 약해서 혹은 겁이 많아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오해해 굳이 치료가 필요할지 의문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공황장애는 조기진단과 치료가 절실한 질환이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다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지만 방치할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공황발작이 간간이 일어나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반복되면 공황발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장소나 상황을 회피하게 되고 이후에는 광범위한 공포증을 갖게 된다. 또 우울증에 빠지거나 심한 경우 자살을 선택을 하곤 한다.

공황장애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고 상황이나 장소를 회피하려는 행동을 바로잡아 불안이나 공포감을 감소시키는 인지행동치료로 나뉘며 상황에 따라 두 가지 치료를 병행한다.

김수인 교수는 “국내 정서상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을 꺼리는 이들이 많은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고 치료를 통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며 “공황장애는 얼마든지 완치가 가능한 병으로 혼자 두려워하기보다는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전문의를 찾아 상담받는 것이 하루 빨리 이전의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지름길이다”라고 조언했다.

또 “공황장애를 예방하는 데에 특별한 비법은 없지만 평소 스스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실천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TIP1. 공황발작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이 증상들 중 4개 이상 선택 시 공황발작 경험)

-맥박이 빨라지거나 심장 박동이 심하게 느껴진다

-땀이 많이 난다

-떨리고 전율감이 느껴진다

-숨이 가빠지거나 숨이 막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질식할 것 같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을 느낀다

-토할 것 같거나 복부 불편감이 있다

-현기증을 느끼거나 머리가 띵하다

-비현실감이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제력을 잃게 되거나 미쳐버릴까 봐 두렵다

-죽을 것 같아 두렵다

-마비감이나 손발이 찌릿찌릿 느낌 등의 감감 이상이 있다

-오한이 들거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TIP2. 스트레스 해소법

#스트레스 원인 찾아 해소하기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야 효과적인 해결방법을 찾듯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분명히 존재하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특히 자신의 내면에 있는 무의식을 탐구하면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갈등을 찾게 된다. 또 나뿐 아니라 나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심리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기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거기에 몰입하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 몰입대상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자기과시용’이어서도 안 된다. 즐거움을 취하는 데 과시 요소가 들어가면 그것도 하나의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상담하기

혼자서 해결이 어렵다면 주변을 도움을 청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지인들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이야기하다 보면 위로와 지지를 받으면서 해결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말 못할 일이라면 현재 상황을 글로 적어보거나 녹음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

#동적인 운동과 정적인 운동 균형 있게 하기

수영, 골프, 테니스, 자전거 등 동적인 운동과 명상, 요가, 호흡법 등 정적인 운동을 균형 있게 하면 신체의 긴장과 이완 효과를 가져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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