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 ⑦노인이 반려동물을 키울 때 꼭 알아야 할 것들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 ⑦노인이 반려동물을 키울 때 꼭 알아야 할 것들
  • 이나영 객원기자 (senioryoung@k-health.com)
  • 승인 2017.04.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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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객원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어느덧 1천만 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반려동물 보유가구수는 457만 가구로 전체의 21.8%를 차지했다.

5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이제 고령사회에서는 1인 가구 증가와 자녀독립으로 인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노인도 늘어날 것이다. 

2015년 기준으로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사람의 기대수명은 약 82세다. 가장 많이 키우는 반려동물인 개의 평균수명을 15년으로 보면 평생 5~6마리의 반려견을 키울 수 있다.

100세 인생에서는 반려동물과 보내는 시간도 길어진다. 따라서 다양한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지만 가족 같은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슬픔도 감내해야한다.

노년에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스트레스가 많다. 고령화로 노인우울증도 증가추세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노인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국내의 한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반려견은 먼저 노인의 치매개선에 효과가 있다. 반려견과 생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지기능이 향상되고 우울증이 개선된다. 미국심장협회는 반려견이 심장질환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밝힌 바 있다. 

노년에 반려동물을 키우기로 마음먹었다면 사전에 꼭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2016년 서울연구원 조사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가장 어려운 점으로 관리비용(64.9%)을 꼽았다. 여행, 외출이 어려운 데다 맡길 시설이 부족하며 비싸기도 하고(57.6%) 이웃이나 가족 간 갈등(31%)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반려동물과의 생활은 육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우선 자신의 체력을 고려해야한다. 반려견이 너무 활동적이면 노인의 체력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또 개와 고양이는 털이 많이 빠지기 때문에 청소문제도 생각해야한다.

경제적 여건도 중요하다. 보통 수입이 줄어드는 노년기에 반려동물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예상해야한다. 게다가 노년에는 병원 다닐 일도 많고 여행이나 입원 시 부탁할 사람도 꼭 있어야 한다. 

심리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자식처럼 정들었던 반려견이 죽어 큰 슬픔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이것이 심해지면 자칫 ‘펫로스증후군’을 겪게 된다. 펫로스증후군이란 반려동물이 죽고 나서 극도의 우울감을 겪는 것을 말한다. 이와 반대로 반려동물보다 노인이 먼저 세상을 떠나거나 돌보는 게 힘에 부칠 때 반려동물을 부탁할 곳도 고민해야한다.

하지만 꼭 노년이라고 해서 반려동물 키우기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반려동물을 둘러싼 산업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최근에는 ‘펫코노미’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펫코노미는 ‘펫’과 ‘이코노미’를 합친 말이다. 

펫코노미의 진화로 국내 한 은행에서는 주인 사후에 홀로 남겨질 개나 고양이를 위한 신탁상품이 출시됐을 정도다. 건강이 안 좋아 산책시켜주기 어려워도 걱정할 필요 없다. 주인 대신 산책과 운동을 시켜주는 도그 워커(Dog Walker)는 활동내용을 정리하고 사진까지 보내준다.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유치원에 펫택시, 장례서비스에 야간응급센터까지 이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와 별반 차이가 없다. 한약처방과 침 시술을 받을 수 있는 한방동물병원과 외출 시 CCTV로 반려동물의 모습을 살펴보거나 원격으로 사료를 줄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도 이미 출시됐다. 

이처럼 반려동물산업은 첨단기술과 결합해 나날이 발전 중이다. 노인의 3대 문제로 흔히 빈곤, 질병, 고독을 말한다. 그 중 반려동물이 고독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사람이 개를 쓰다듬어주고 쳐다보면 사람과 개 모두 행복호르몬이라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고 한다. 100세 인생에서 교감할 수 있는 반려동물이 있다면 노년도 외롭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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