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 ⑬인공지능의사 ‘왓슨’ 등 디지털 헬스케어와 시니어건강 상관관계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 ⑬인공지능의사 ‘왓슨’ 등 디지털 헬스케어와 시니어건강 상관관계
  • 이나영 객원기자 (senioryoung@k-health.com)
  • 승인 2017.06.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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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에 사는 A 씨는 얼마 전 동네병원에서 인공지능의사에게 암 진단을 받았다. 인공지능의사는 그에게 8초만에 맞춤처방을 제시했다. 치료약에는 센서가 붙어있다. 이 센서는 몸에 들어가 약 복용여부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준다. 

# B모 씨는 가끔 무리했다 싶으면 어디서나 심전도측정기를 꺼낸다. 이 측정기를 스마트폰에 끼우면 바로 심장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 만성질환인 당뇨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로 관리한다. 이 렌즈는 눈물로 혈당을 측정하기 때문에 별도의 복잡한 혈액검사가 필요 없다. 

# C모 씨는 유전자검사를 통해 파킨슨병 발병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관리를 위해 수영을 시작했고 초기증상을 미리 숙지했다. 최근에는 청력도 감소해 3D프린터로 제작한 보청기를 맞춤 구입했다. 

이나영 객원기자

한편의 공상과학영화 속 가상현실을 보는 듯 하지만 위 사례들은 현재 실현됐거나 개발중인 사례들로 구성된 ‘현실’이다. 의사의 오진가능성과 방대한 의료데이터, 시간과 장소를 불문한 건강관리 등에 대한 니즈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3D프린팅 같은 첨단기술과 결합해 ‘디지털 헬스케어’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인공지능의사로 유명한 IBM의 ‘왓슨 포 온콜리지’는 몸속 종양에 대한 빅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기반으로 암 진단이나 치료법을 제시한다. 미국 종양학회에 따르면 왓슨은 대장암 98%, 자궁경부암 100%에 달하는 진단정확도를 자랑한다.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는 향후 5년내 미국병원의 최소 50%에서 인공지능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지역병원 암센터가 작년부터 왓슨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현재 왓슨은 의사의 조력자역할을 한다. 수도권 대형병원들의 ‘환자쏠림현상’도 왓슨 도입을 통해 지역안배가 가능해지고 동네병원 역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짐으로써 의료평준화가 실현될 날도 머지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우리는 유전자분석기술을 통해 다양한 질병을 미리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3D프린터는 이제 인공관절이나 보청기 같은 의료기기까지도 맞춤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통적인 의료산업과 의사의 개념이 급변하고 있다. 지나온 수십 년 보다 앞으로의 몇 년이 더욱 빠르게 변화할지 모른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문제는 ‘고령화’다. 고령인구가 증가할수록 의료수요도 함께 증가하다 보니 관련산업도 폭발적으로 발전할 수 밖에 없다. 의료패러다임은 이제 치료에서 예방 및 관리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치료도 ‘명의중심’에서 ‘첨단기술중심’으로 변하고 있고 개인에게는 맞춤의료가 가능해졌다. 바야흐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대세인 시대다. 

심장상태를 알 수 있는 심전도측정기. AliveCor 홈페이지.

이미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글로벌기업들은 이 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애플은 개인건강정보수집을 위해 ‘헬스키트’ 플랫폼을 아이폰에 기본 탑재했다. 빅데이터를 통해 헬스케어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구글은 ‘혈당측정 콘택트렌즈’와 파킨슨병을 앓는 사람들을 위해 ‘손떨림 방지스푼’을 개발 중이다. 

한편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는 2014년 3조원에서 2020년 14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코트라는 국내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장만 봐도 2015년 약 18억원에서 2020년 256억4000만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에서 의료분야로 진출했다. 바둑에서 이미 명인을 뛰어넘은 알파고가 이제 의료에서도 ‘명의’를 앞지르는 날이 올지 모른다. 아직 디지털 헬스케어는 보안이나 안전성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시니어에게 있어 삶의 질을 높여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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