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 집중적이고 포괄적인 재활치료는 환자 본인과 남은 가족의 삶의 질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뇌졸중 발생위치와 병변크기에 따라 증상과 장애종류는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적극적으로 재활치료를 받으면 평생 휠체어만 타야 했던 환자가 스스로 걸을 수 있고 항상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만 식사할 수 있던 환자가 혼자 밥을 먹을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뇌졸중환자 10명 중 1명은 가벼운 뇌졸중으로 한두 달 안에 정상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4명은 경도장애, 4명은 중한 장애, 그리고 1명은 이동과 일상생활 동작을 전적으로 타인에게 의존해야 하는 장애를 갖게 된다. 장애정도는 재활치료에 의해 줄 수 있는데 특히 경도장애와 중한 장애를 갖게 되는 환자의 경우 재활치료가 필수다.
1997년 누도 박사(Dr.Nudo)가 원숭이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유명한 실험이 있다. 임의로 원숭이에게 뇌경색을 만들고 4개월간 재활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한 결과 손의 운동을 담당하는 뇌의 활성영역이 1/4 크기로 줄었다. 반면 재활치료를 꾸준히 한 경우 손 운동을 담당하는 뇌의 활성영역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히 죽은 뇌신경은 살아나지 못한다. 하지만 주위에 있는 뇌신경의 구조와 뇌세포의 활동성 및 기능이 변하면서 죽은 부분의 기능을 대체하려고 하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이것을 ‘뇌가소성’이라고 한다.
뇌가소성을 더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특수부대 소대원 10명이 작전을 하다가 통신병 1명이 전사했을 때 남은 9명 중 누군가 1명이 그 통신병의 통신장비를 짊어지고 통신병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훈련이 잘 돼 있을수록 더 원활하게 작전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1명의 전사는 뇌경색으로 죽은 뇌조직을 의미하며 남은 전사들이 통신병의 기능을 하게 된 것을 뇌가소성에 비유할 수 있다. 원숭이 뇌의 변화 역시 이 뇌가소성에 의한 것으로 재활치료의 중요성을 잘 나타내준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MRI를 통해 사람이 손을 움직일 때 뇌의 어느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을 기능성 MRI라고 한다. 많은 연구에서 이것을 이용해 인간의 뇌 또한 원숭이처럼 재활치료를 했을 때 뇌가소성이 활발해진다는 것이 확인됐다.
뇌가소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곧 신체기능을 극대화해 뇌졸중으로 인한 장애를 극복하고 최고의 삶의 질을 누리게 할 수 있다. 이 뇌가소성은 조기에 포괄적이고 집중적인 재활치료가 이뤄져야만이 극대화될 수 있다. 정리 장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