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상비약, 잘 쓰면 ‘득’ 잘못 쓰면 ‘독’
가정상비약, 잘 쓰면 ‘득’ 잘못 쓰면 ‘독’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11.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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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제나 해열제 같은 가정상비약은 올바로 활용하면 도움이 되지만 유효기간을 지키지 못하거나 아무 곳에나 방치하는 등 잘못 활용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소화제나 해열제 같은 약은 가정에 한두 병씩 놓아둘 법하다. 급할 때는 매우 요긴하게 쓰이지만 언제 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된 후에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가정상비약 어떻게 보관·복용하는 것이 좋을까? 한국건강관리협회의 도움말로 알아두면 좋은 가정상비약 정보를 소개한다.

■상비약으로 며칠 견뎌보는 것도 괜찮다?(X)

소화가 안 되거나 열이 날 때 상비약으로 며칠 버텨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섣부른 자가치료는 매우 위험하다. 특히 아이가 복통을 호소할 때 소화제를 먹이고 방치하면 분초를 다투는 장중첩증(장의 한 부분이 장의 안쪽(내강)으로 말려 들어간 것으로 장폐색으로 인한 탈수위험이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등 위험한 질환의 치료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오래된 해열제 시럽, 먹어도 된다?(X)

열은 아이들을 시도때도 없이 괴롭힌다. 특히 한밤중에 열이라도 나면 더욱 막막하다. 하지만 집안 어딘가 방치돼 있던 오래된 해열제를 먹이는 것은 금물이다.

개봉된 시럽 종류는 2~3주만 지나도 오염되거나 상할 수 있다. 유효기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섣불리 해열제를 먹일 경우 오히려 간단한 감기증상을 세균성 복통으로 악화시킬 수도 있다.

대개 개봉되지 않은 파스나 알약의 유효기간은 2년 정도, 시럽은 1년 정도지만 일단 개봉된 시럽은 단기간에 변질될 수 있다. 따라서 먹다 남은 시럽류는 1~2주 안에 다시 복용할 것이 아니라면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 눈에 넣는 안약류도 개봉한 지 몇 달이 지났다면 세균이 번식할 수 있으므로 사용해선 안 된다.

■아이 놀랐을 땐 무조건 청심환?(X)

흔히 아이들이 놀란 경우 청심환 같은 한방약을 먹이고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식이 없거나 몽롱한 상태라면 환자에게 억지로 약을 먹여선 안 된다. 자칫 기도로 넘어가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놀랄 만한 일로 놀랐다면 품에 안고 잘 달래주는 것이 먼저. 약으로 섣불리 해결해선 안 된다.

■가정상비약은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O)

약도 음식처럼 습기에 노출되면 여러 박테리아나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햇볕도 주의해야한다. 약이 햇볕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효능이 사라지거나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은 해가 들지 않은 건조한 곳에 보관하되 어린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이나 수납공간에 두는 것이 좋다.

■비슷한 증상이라면 다른 사람이 먹던 약도 괜찮다?(X)

다른 사람이 먹던 약은 과민증상을 일으킬 수 있어 함부로 먹어선 안 된다. 특히 해열제나 소화제는 아이와 어른이 따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한다. 별도로 조제 약이 아닌 포장돼 있는 약은 유효기간이 적혀 있으므로 이를 잘 지키면 된다. 오래된 항생제 역시 유효기간이 지나면 약효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설사·복통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TIP. 백점짜리 구급상자 만드는 법

1. 품목 알차게 갖춰놓기

가정용 구급함에 꼭 비치해야 할 품목들은 체온계, 핀셋, 가위, 면봉, 일회용 반창고, 멸균거즈, 탈지면, 탄력붕대, 과산화수소나 포비돈 등 상처소독약이다. 여기에 해열진통제(물파스:벌레물린 데), 항생제연고, 소화제나 지사제까지 준비해두면 더욱 좋다.

2. 유효기간 확인하기  

잘 준비된 구급상자라도 6개월마다 유효기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3. 밀봉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기  

일반적으로 약은 햇빛과 고온, 습도에 의해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방안에 두지 말고 불투명한 봉투나 갈색병에 밀봉해 서늘한 베란다에 보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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