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귓불을 당기면 치매가 멀어진다?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귓불을 당기면 치매가 멀어진다?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7.11.14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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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귓불에 주름이 생기면 치매 발생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단순히 노화의 한 현상으로 생각됐던 귓불 주름이 뇌의 퇴행성변화를 나타내는 신호라는 연구결과다. 과연 귓불 주름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최근 국내 모 대학병원 연구팀은 귓불 주름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의 퇴행성질환 위험도가 7.3배가 높고 치매 위험도도 2배 높았다고 발표했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사실 이미 이러한 연구는 외국에서 선행된 바 있다. 귓불 주름이 있는 사람은 중풍 발병률이 80%나 높고 노화와 무관하게 40세 미만에서 귓불 주름이 생긴 경우에서 최대 80%가 심혈관질환의 징후라고 발표한 연구도 있다.

귓불 주름과 특정 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이미 꽤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1973년 프랭크 박사는 한 의학잡지에 기고문 형식으로 ‘귓불의 주름이 심혈관질환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투고했다. 그래서 이 주름을 ‘프랭크 사인(Frank’s sign)‘이라고 부른다.

귓불 주름은 미세혈류 순환의 문제로 생긴 것이다. 미세혈관은 온 몸에 퍼져 있기 때문에 귓불(귀바퀴)과 동시에 뇌나 심장의 미세혈관도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귀는 다른 부위에 비해 혈관분포가 미약하기 때문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한쪽 귓불에만 주름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아직 이와 관련된 연구는 없다.

사실 귓불에 주름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뇌혈관질환이나 치매, 심혈관질환이 생긴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 건강한 사람에게도 단순 노화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인종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아메리칸 인디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귓불 주름이 이러한 질환과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연구된 바 있다.

매사추세츠 의과대학 연구팀은 심혈관질환의 경우 50세 이상에서 발병위험이 높은 데다 귓불 주름 또한 노화의 한 현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두 가지가 겹칠 확률이 높을 뿐 필연적인 인과관계는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갑자기 귓불에 주름이 생기거나 특히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같은 위험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주의해야 할 것 같다.

신체내부문제는 신체표면에 반응점이 나타난다. 이러한 반응점은 한의학에서 혈자리로 사용되는데 동시에 귀에도 적용된다. 1957년 프랑스 의사 폴 노지에 박사는 자신의 환자가 귀에 작은 화상을 입은 후 평소 앓고 있는 좌골신경통이 저절로 치료된 것을 경험했다. 이 우연한 관찰이 이침법을 탄생시켰으며 현재는 다양한 임상과 연구결과를 토대로 세계보건기구(WHO)는 1991년 91개의 이침 혈자리를 표준화시켰다.

역사적으로 귀에 자극을 줘서 몸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기록은 많다. 고대이집트 여성들은 아이를 원하지 않는 경우 귀 바깥쪽을 바늘로 찌르거나 열로 자극을 줬다는 기록이 있다. 지중해 선원들은 시력을 좋게 하기 위해 귀에 금 귀걸이를 착용했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요즘 귀 뚫는 자리가 바로 눈에 해당하는 안점(眼點)이다.

과거 선조들에게도 귀를 자극하는 것은 양생법 중 하나였다. 양생서에는 ‘한쪽 손을 머리 뒤로 넘겨서 반대쪽 귀를 14회씩 잡아당기면 귀가 밝아지고 오래 산다’고 했다. 동의보감에서도 ‘횟수에 상관없이 귀를 자주 만지면 총명해진다’고 했다.

이침 구역에서 귓불은 머리에 해당하고 귓불 바로 위 연골부위에는 뇌점(腦點)이 있다. 따라서 귓불은 뇌혈관질환의 반응구역이면서 동시에 치료구역이 될 수 있다. 만일 귓불을 연골과 함께 자주 만지고 잡아당겨준다면 귓불 주름이 생기는 것뿐 아니라 뇌혈관질환이나 치매의 발병위험 또한 낮출 수 있을 것이다. 귓불은 귀걸이를 걸라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귓불을 만지고 당기면 뇌가 건강해진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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