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건우병원이 제안하는 관절건강 이야기]익숙함의 함정 ‘발목인대파열’
[연세건우병원이 제안하는 관절건강 이야기]익숙함의 함정 ‘발목인대파열’
  • 배의정 연세건우병원 원장
  • 승인 2017.11.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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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이별은 종종 우리에게 짙은 회한(悔恨)을 남긴다. 특히 가족과의 이별이 그렇다. 익숙함에 빠져 특별했던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뒤늦게 후회해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어 평생 상처로 남는다.
 

관절에도 이처럼 회한을 부르는 질환이 있으니 발목염좌에 따른 인대파열이다. 너무 자주 겪고 흔하기 때문에 익숙함이라는 함정에 빠져 연골손상, 발목관절염 등 중증으로 쉽게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무릎척추합병증을 유발한다. 손상 당시 조금만 주의했다면 얼마든지 예방 가능했던 것을 말이다.

발은 우리 몸의 뿌리역할을 한다. 2% 남짓한 작은 면적에 수백 개의 인대와 신경, 혈관을 바탕으로 수백 톤의 체중을 효과적으로 분배해 보행을 가능하게 한다. 발목염좌는 발에 가장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운동뿐 아니라 일상보행 중에도 발생한다.

염좌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좀 쉬거나 파스, 진통소염제 또는 침 같은 대체의학으로 완벽히 치료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부기가 빠지면서 통증이 쉽게 가라앉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목인대는 뼈처럼 강건한 구조물이 아니다. 연약한 섬유조직이다. 따라서 방치하면 중증족부질환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염좌로 인한 인대파열은 정형외과적 보존 또는 수술적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만일 적기에 온전히 회복되지 않으면 인대의 강도가 약해져 평지에서도 쉽게 발목을 삐는 발목불안정증이 동반되며 잦은 외상반복으로 인한 중증족부질환의 발목연골손상(거골골연골병변)으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로 족부전문학회에 보고된 논문을 보면 연골손상이 시작되는 연령은 10~30대로 무릎에 비해 2배 정도 젊은 나이에 발생한다. 그 원인은 무릎연골은 쓰면 쓸수록 닳는 퇴행성변화이지만 발목연골은 인대파열, 골절 등 외상이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발목인대파열 시 급성기 및 불안정증이 동반되지 않으면 보존치료로 증상호전이 가능하다. 보존치료는 단순물리치료가 아니다. 우선 깁스를 이용해 일정기간 고정치료 후 부기와 통증이 가라앉으면 여러 단계의 체계적인 기능치료를 통해 점진적으로 인대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수술은 불안정증이 동반된 경우와 파열정도가 심한 환자에 한정한다. 부분파열로 불안정증이 심하지 않다면 봉합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불안정증이 심하고 파열양상이 복합적이며 훼손이 심하면 조직은행을 통해 항원처리된 새로운 인대를 이식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발목인대파열수술의 진보를 가져온 내시경봉합술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글 | 배의정 연세건우병원 원장>
<정리ㅣ 헬스경향 최혜선 객원기자 hsch6070@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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