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힘들다는 젊은층, 부모님도 힘들다”
“명절 힘들다는 젊은층, 부모님도 힘들다”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2.1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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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후 찾아오는 ‘황혼 명절증후군’…자식들의 섬세한 관심 필요해
통계청에 따르면 농어촌 전체가구 중 2인가구비율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녀의 출가로 둘만 남은 노부부는 명절 이후 육체적·심리적 스트레스로 각종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설이 되면 시골집은 북적거린다. 정신없이 명절을 지내고 가족들이 떠나면 생기는 허전함은 고스란히 남은 노부부의 몫이다. 또 이들은 그동안 가사노동과 손주육아에 시달려 각종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이처럼 명절 후 중∙노년층이 육체적∙심리적 스트레스에 빠지는 것을 ‘황혼 명절증후군’이라 부른다.

■가사노동에 시달린 부모님, 휴식·찜질로 근육·관절긴장 풀어줘야

중년 주부 A씨(65세)는 명절 전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먼길을 달려온 자식들이 고생할까 미리 음식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부터 요리하고 명절 내내 친지맞이와 뒷정리에 힘썼다. 하지만 명절이 끝나자 허리와 무릎에 통증이 찾아왔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 척추질환 월평균 진료인원은 약 66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그중 설명절이 있는 1~2월 진료인원은 약 126만3000명으로 밝혀졌다.

이는 가사노동특성 상 양반다리로 앉고 쪼그린 자세가 많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척추외과명의 나켐슨 박사는 앉은 자세가 서 있을 때보다 허리부담이 약 40%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또 쪼그린 자세는 체중의 7배나 되는 압력을 무릎에 전한다.

자생한방병원 최우성 의무원장은 "명절기간 동안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동작은 자칫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어 가급적 탁자에서 일하는 것이 좋다"며 "척추와 관절에 통증이 나타나면 명절 후 충분한 휴식과 찜질로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명절기간 동안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다보면 척추·관절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가급적 탁자에서 일하기를 권장한다.

■명절기간 동안 손주 돌본 부모님, 손목터널증후군 주의보

명절에 찾아오는 손주는 기쁨이지만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활기찬 아이들과 온종일 놀아주다보면 온몸에 평소보다 큰 부담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를 돌볼 때 반복적으로 안거나 젖병을 물리며 손목을 자주 사용하다보면 손목통증이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손목터널증후군이다. 특히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손목터널증후군환자 중 50대 이상 여성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목터널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을 들 수 있다. 손목을 자주 사용하다보면 손목터널이 좁아지거나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정중신경을 압박한다. 이때 손바닥과 손가락 등에 감각이상과 통증이 발생하는데 특히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최우성 의무원장은 “손목통증이 나타난다면 자기 전 온찜질이나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며 “손목터널증후군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도 있어 초기에 약물치료로 완치해야한다”고 말했다.

노년층은 가족, 친지들로 북적인 명절을 보내고 찾아오는 공허함 때문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밀물처럼 찾아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빈자리, 우울감만 남아

설을 보내고 난 A씨(68세) 부부는 한참을 무기력하게 지냈다. 자식들과 손주들이 놀던 거실을 멍하니 보는 경우도 많아졌다.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식욕이 떨어져 끼니를 거르기도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은 병원에서 '노인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최근 명절을 전후로 심리적인 이유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명절스트레스는 젊은 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노년층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가족, 친지들로 북적인 명절을 보내고 찾아오는 공허함 때문이다.

노인우울증은 정신적인 압박, 불면증, 식욕저하, 몸살 등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대부분 자식들에게 걱정을 끼칠까 혼자 앓다가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명절증후군은 명절을 전후해 수일 내로 나타났다가 금세 사라지지만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최우성 의무원장은 "부모님들은 가벼운 산책과 운동으로 기분을 전환하는 것이 좋다“며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식들의 안부전화 등 세심한 관심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절 후 찾아오는 다양한 질환을 그냥 넘기지 말고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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