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국내 뇌졸중치료 우수성 빛냈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국내 뇌졸중치료 우수성 빛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8.02.2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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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과 김범준 교수 연구결과 기반, 미국 뇌졸중 표준진료지침 개정

· ‘정맥 내 혈전용해제 투여 후 24시간 이내 경구 항혈전제 투여 고려 가능’ 항목 새롭게 추가

국내 의료진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그간 국제적 뇌졸중 표준 진료지침으로 널리 활용되던 미국심장협회 및 미국뇌졸중협회의 진료지침이 새롭게 개정됐다. 

신경과 김범준 교수

공개된 가이드라인의 정식 명칭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환자를 위한 조기관리 가이드라인’. 주 내용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법 중 하나인 정맥 내 혈전용해제 투여와 관련된 내용이다.

급성 허혈성 뇌졸중환자는 막힌 혈관을 뚫기 위해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는 치료를 받아야한다. 단 표준진료지침에 따르면 그동안 정맥 내 혈전용해제 치료를 실시한 후 24시간 이내에는 출혈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어 항혈전제를 추가로 투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이는 1990년대 초에 수행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비롯된 결과로 정작 24시간 이내 경구용 항혈전제를 투여했을 때 실제로 출혈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게다가 조기에 항혈전제를 투여할 때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허혈성 뇌졸중의 재발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이론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는 이러한 근거를 기반으로 본격 연구에 나섰다. 신경과 김범준 교수를 주축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혈관재개통 치료를 받은 71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혈관재개통 치료 이후 경구 항혈전제 투여시점을 기준으로 조기투여군 456명(64%)과 표준투여군 256명(36%)으로 분류해 연구한 결과 출혈성 합병증은 ▲조기투여군에서 122명(26.8%) ▲표준투여군에서 88명(34.4%) 발생, 뇌출혈 발생가능성은 오히려 조기투여군이 표준투여군보다 4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조기에 항혈전제를 투여했을 때 출혈성 합병증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비록 이번 연구가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이 아니라는 점에서 항혈전제 조기투여 시 출혈 발생이 감소한다고 전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출혈 발생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확인한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심장학회 진료지침 편집진 역시 이 연구결과를 단독으로 인용하며 새로운 권고안을 제시했다.

김범준 교수는 “국내 연구자들에 의해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 데이터로 국제 진료지침을 개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뇌졸중 치료수준과 연구 신뢰도가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반증”이라며 이번 미국심장협회 뇌졸중 치료 진료지침 개정에 큰 의의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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