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범의 건강돌직구] 퇴행성관절염② 무릎 너무 아껴도 ‘탈’난다?
[김영범의 건강돌직구] 퇴행성관절염② 무릎 너무 아껴도 ‘탈’난다?
  • 김영범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진료부원장
  • 승인 2018.03.0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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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계는 오래 사용하면 마모되고 결국 고장 난다. 예컨대 연식이 같은 자동차라도 매일 서울~부산을 오간 차량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시내 운행만 한 자동차보다 먼저 고장나게 돼 있다.

그렇다면 사람의 몸은 어떨까? 무릎을 예로 들어보자. 과연 무릎을 많이 사용할수록 더 일찍 고장 날까?

김영범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진료부원장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무릎은 많이 사용했을 경우 퇴행성변화가 가속화돼 관절염 발생위험이 커지지만 무조건 아낀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너무 아껴도 무릎 건강은 망가진다.

쥐의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을 때 1주일만 지나도 무릎연골이 마르기 시작하고 4주가 지나면 연골뿐 아니라 뼈까지 파괴돼 회복 불능의 관절염으로 진행한다는 동물 실험결과도 있다. 물론 쥐의 평균수명은 1년으로 사람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무릎을 아끼는 것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다. 40대에 척수손상으로 하반신마비가 된 환자들의 무릎연골두께를 1년 후 측정해보면 평균 10% 정도 얇아져 있고 2년이 지난 후에는 평균 20~25% 정도 얇아진다.

또 한쪽 발목골절로 7주 정도 한 다리로 생활했을 경우 골절된 다리의 무릎연골은 평균 6~7% 정도 두께가 얇아진다. 골절이 없는 반대쪽 다리는 두께변화가 없다.

무릎연골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무릎에 어느 정도 부하는 주어져야한다. 즉 관절의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몸은 기계와 다르다. 기계는 사용하지 않을수록 고장이 덜 나지만 인간의 몸은 적절한 운동과 부하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한 경우라면 손상정도에 따라 운동량을 적절히 조절해야한다. 무릎을 아낄수록 망가진다는 것은 무릎이 건강한 사람에 해당한다. 관절이 손상된 경우 어느 정도 이상의 무릎 사용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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