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오랫동안 입 안에 염증이 있었는데 구강암인가요?
[하정훈의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오랫동안 입 안에 염증이 있었는데 구강암인가요?
  •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8.04.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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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오랫동안 입안이 아파서 혹시 암은 아닌지 걱정해 내원하는 사람이 많다. 예전부터 입안에서 점점 커지는 혹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이중에는 통증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기 때문에 입 안에도 암이 생길 수 있는지 다시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입 안에 생긴 암을 ‘구강암’이라 부른다. 구강은 입 속 공간을 말하는데 의학적으로는 입 안의 앞쪽을 ‘구강’이라 하고 뒤쪽은 ‘구인두’라 부른다.

구강암은 입술, 혀의 앞 2/3, 잇몸, 혀와 아래턱 사이의 바닥인 구강저, 볼 점막, 뼈로 된 입천장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이보다 더 안쪽에 생기는 ‘구인두암’은 구강암과 성질이 다르다.

구강암의 원인으로는 흡연과 음주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두 가지를 거의 하지 않는 젊은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어서 원인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도 많다. 보철물이나 임플란트 금속에 의한 만성 자극이 원인인 사람도 있다.

구강암은 먹고 말하는 기능을 하는 부위에 생기는 암이다. 따라서 암 자체에 의해 또는 암 치료 때문에 삶의 질이 심각하게 떨어질 수 있다. 그만큼 조기 진단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면 구강암의 초기 증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입 안에 생긴 궤양, 발적, 흰색 반점이 3주 이상 지속되면 구강암을 의심하는 것이 좋다. 이때 궤양은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것이 아닌 한 곳에 3주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이유 없이 이가 빠질 때도 구강암을 고려해야한다.

특히 구강암은 발생해도 통증이 없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통증은 암과 무관하다.

암은 하나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계속 자라서 생기는 덩어리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거나 만져지는 덩어리로 나타난다. 특히 구강암은 대부분 점막 표면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발견하기 쉽다. 드물게 점막 아래의 작은 침샘에서 생기는 구강암은 점막 표면이 매끈한 덩어리로 만져진다.

이처럼 구강암은 눈으로 볼 수 있어 발견하기 쉽지만 누구나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강암은 상당히 드물기 때문에 흔하게 생기는 구내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구강암환자는 1년에 1400명 정도 발생한다. 이비인후과 의사와 치과의사를 합하면 2만명이 넘기 때문에 입 안을 자주 보는 의사들도 평균 5년에 1명의 구강암환자도 접하기 어렵다.

구강암 의심증상이 있으면 치료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찾아 가는 것이 좋다. 육안으로 혹은 내시경을 통해 의심할 수 있고 의심되는 부위가 있으면 외래진료실에서 간단하게 시행하는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진단과정이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대부분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다. 이처럼 간단한 진단만으로도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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