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병원…이대여성암병원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병원…이대여성암병원
  • 이보람 기자
  • 승인 2013.06.19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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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여성만을 위한 병원의 역사는 얼마나 됐을까. 아마 100년이 넘었다고 생각하는 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국내에 여성병원이 처음 생긴 해는 1887년으로 올해로 126년이 지났다.
 

국내 여성병원의 시초는 보구여관(保救女館)이다. 이화학당 창설자 마리 F.스크랜튼 여사가 남성이 경영하는 병원에 여성이 쉽게 갈 수 없는 우리의 전통적인 관습을 안타까워하며 여성전용병원인 보구여관(保救女館)을 세웠다. 이름 그대로 ‘여성을 보호하고 치료하는 기관’이다.


보구여관 설립 후 그 정신과 설립이념은 ‘이대여성암병원’에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이대여성암병원은 국내 유일의 여자의과대학부속 의료기관인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이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해’ 설립한 병원으로 암은 물론 여성 관련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진단하기 위해 지난 2009년 3월 개원했다.


△ 개원 후 여성암 수술 5배 증가

현재 이대여성암병원은 유방암·갑상선암센터와 부인종양센터 등 2개 센터를 운영 중이다. 괄목할만한 것은 개원 초인 2009년 3월 대비 올 1월 여성암 수술건수가 약 5배 증가했다는 점이다.  특히 유방암·갑상선암센터 수술건수는 7배가 넘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또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수도 작년에만 9997명에 달했다.
 

이러한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전체 의료진의 노력과 열정 때문이었다. 이대여성암병원 백남선 병원장은 “암 진단 후 1주일 이내 시술, 방문 당일 한 공간에서 진료·검사를 실시하는 원스톱서비스와 타 병원에서 암으로 의심되거나 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에게는 당일 접수·검사를 실시하는 논스톱서비스를 마련했다”며 “다소 절차가 복잡한 대학병원인데도 신속하고 편리한 진료시스템을 구축해 치료과정에서 환자가 겪게 되는 불안감과 불편함을 해소시켜 ‘이대여성암병원은 다르다’는 인식을 심기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 여성검진, 국내 최초로 남성과 분리

진료의 편리함 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여성건강검진을 남성과 분리해 별도 공간에서 시행하는 여성건진센터·건강증진센터, 여성암환자 전용 레이디병동 등 여성환자를 위한 차별화된 진료시설도 여성환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여성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였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철저히 여성의 입장에서 병원을 운영한다. 단지 질환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 방문하는 여성의 마음을 읽은 것이다. 사실 감수성이 예민한 여성들은 암 수술 전후 급격한 심리적 변화를 경험한다. 암이라는 질환 자체에서 오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마음의 병을 얻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울증과 불안증, 적대감과 공포감 등이 암환자의 삶 자체를 피폐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 수술 후 관리프로그램 환자 호응도 높아

이에 따라 이대여성암병원은 환자들의 효과적인 암치료와 건강한 생활을 도모하고자 여성암환자를 위한 통합교육프로그램인 ‘파워 업’ 강좌를 개설했다. 병원에서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건강강좌라지만 이 프로그램의 경우 재미있고 짜임새 있는 진행으로 많은 환자들에게 인기다.
 

구성도 매우 탄탄하다. ▲노래교실 ▲웃음치료와 명상 ▲국선도 ▲오카리나교실 ▲파스텔화 ▲글쓰기교실 ▲하지림프부종관리 등 암 예방에서부터 치료 이해와 증상관리교육, 심리·지지교육까지 다양한 강좌를 통한 통합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텃밭 가꾸기’는 여성암환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주1회 모여 희망텃밭활동을 하고 있는 환자들은 유기농방식으로 직접 씨를 뿌리고 기르며 수확한 작물로 화장수·건강요리 만들기 등의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최명희 씨는 “지난 해 자궁내막암 진단이 내려져 수술을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우울증이 찾아왔다”며 “담당 의료진이 파워 업 프로그램을 권유해 참여하면서 삶에 많은 변화가 왔다”고 말했다.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문병인 센터장은 “환자들의 상황에 맞는 진료와 수술, 즉 환자맞춤형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자칫 인정에 끌리거나 공명심으로 잘 모르면서 무조건 보존술을 해달라는 환자의 말에 현혹돼 원칙에 어긋나는 수술이 되지 않도록 중용의 마음으로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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