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주위 물혹, 에탄올절제술로 조기치료하면 ‘완전제거’ 가능
얼굴 주위 물혹, 에탄올절제술로 조기치료하면 ‘완전제거’ 가능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6.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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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이정현 교수팀 연구결과, 물혹 발생 1년 미만 시 치료하면 완치율 7배↑

# 직장인 정모 씨(32세)는 턱 밑이 갑자기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부었을 거란 생각에 근처 의원에서 염증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6개월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었고 외형적인 변화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했다. 종합병원을 찾아 정밀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결과 정씨의 혹은 침샘에서 만들어진 침이 턱 밑에 고여 생긴 ‘하마종’이었다.

혀나 턱 밑으로 침샘이 막혀 물혹이 발생하는 하마종은 약물치료가 불가능하고 외과적인 수술을 진행해도 신경손상 같은 합병증 때문에 치료가 어렵다.

최근 하마종을 초음파로 보면서 에탄올을 주입·경화시키는 ‘에탄올 절제술’을 조기에 시행하면 물혹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이정현 교수팀이 발생 1년 미만 하마종환자에게 에탄올절제술을 시행한 결과 완치율이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이정현 교수팀이 2010년~2015년 하마종환자들에게 에탄올절제술을 시행한 결과, 하마종이 발생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환자군에서 완치율이 7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하마종이 발생한 지 1년 안에 에탄올치료를 시행한 11명 중 8명은 하마종이 완벽하게 제거돼 완치율이 73%에 달했고 진단된 지 1년이 넘은 상태에서 에탄올치료를 받은 9명 중에서는 1명만이 완벽하게 제거돼 완치율이 11%로 나타났다. 이는 하마종 같이 양성물혹이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마종은 정보가 부족해 진단이 늦게 이뤄지고 진단 후에도 불필요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한다면 에탄올주입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에탄올 절제술은 초음파를 보면서 미세한 바늘을 두경부부위에 생긴 낭종에 정확하게 넣어 에탄올을 주사·경화해 물혹을 없애는 방법이다.

하마종환자의 에탄올 주입 치료 전 후 CT 사진. 치료 후 하마종이 모두 사라졌다.

두경부부위에 생긴 양성물혹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주위에 혈관이나 신경들이 밀집해있고 수술 상처를 크게 남기기 때문에 외과수술을 진행하기 어렵다. 하지만 내버려두면 점점 크기가 커져 일상에 불편함이 생기고 외형상 변화로 스트레스가 커진다.

이정현 교수는 “두경부에 발생한 물혹에서의 에탄올주입이나 고주파 열치료의 효과가 국내 연구자들에 의해 선도적으로 검증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도 하마종은 조기에 에탄올주입 치료를 진행하면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두경부에 생긴 물혹의 경우 정확한 의료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치료나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며 “완치를 위해서는 전문의료진에게 진단과 치료를 ‘조기’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정현 교수팀은 2005년부터 두경부부위의 림프종, 갑상선낭종, 갑상선설관낭종 등에 에탄올절제술로 치료해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에탄올과 같은 경화제에 반응하지 않아 난치로 여겨지던 미세 낭종성림프종의 경우 고주파 열치료법을 적용해 치료가 가능함을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신경영상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Neuroradiology)」최신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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