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환자, 뇌졸중관리 시작연령 ‘65세→55세’ 재정립
심방세동 환자, 뇌졸중관리 시작연령 ‘65세→55세’ 재정립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07.2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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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정보영·김태훈 교수팀 연구결과, 동반질환보다 ‘연령’이 뇌졸중발병 위험요인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김태훈 교수팀과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팀이 우리나라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동반질환 유무보다 ‘연령’이 뇌졸중발병의 주된 위험요인임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뇌졸중예방을 위한 관리연령도 ‘55세’라고 제시했다.

심방세동은 심장 내 심방이 규칙적인 수축과 이완운동을 하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떨기만 하는 부정맥질환의 일종이다. 이는 뇌경색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하는데 심방 내 정체 된 혈액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뇌혈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김태훈 교수팀은 국내 심방세동환자에게서 동반질환 유무보다 ‘연령’이 뇌졸중발병 위험요인임을 밝혀냈다. 또 뇌졸중예방을 위한 관리연령도 ‘55세’라고 제시했다.

현재 국내 의료진들은 유럽과 미국 의학계에서 사용하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평가 지수인 ‘CHA2DS2-VASc 평가지표’를 이용해 일정 점수를 넘을 시 예방적 차원의 약물투여와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CHA2DS2-VASc 평가지표는 연령과 관련해서는 65~74세(1점), 75세 이상(2점) 등 65세 이상을 위험군으로 보고 고혈압 (1점), 심부전 (1점), 당뇨병(1점), 혈관질환(1점) 등 동반 질환에 대해서도 점수를 부여한다.

하지만 서양인의 인종적 특성과 생활습관을 기반으로 산출한 평가지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지역 심방세동 환자를 위한 평가 지표로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평가 지표상 0~1점 사이의 뇌경색 발병 저위험군으로 분류된 다수의 65세 이하 국내 심방세동환자들의 뇌경색 발병률이 높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연구팀은 한국인 심방세동환자에게 맞는 뇌졸중 관리 연령을 도출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005년~2015년 새로이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18세 이상 42만 6650명의 환자들을 추적해 이들의 CHA2DS2-VASc 평가지표 점수와 연간 뇌경색 발병률 간 상관관계를 살폈다.

연령대는 ▲50세 미만 ▲50~54세 ▲55~59세 ▲60~64세 ▲65~69세 ▲70~74세로 세분화해 비교분석했다. 뇌경색발병률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환자 군이 갖고 있는 여러 변수(만성 콩팥질환, 고지혈증 등 질환동반유무, 흡연유무, 소득수준 등)를 고려한 통계보정작업도 거쳤다.

분석 결과, 한국인의 뇌경색 발병위험은 동반질환 유무 변수보다 연령변수가 결정적 영향을 미치며 CHA2DS2-VASc 평가지표 상 위험 나이대로 보는 65세 이전부터 뇌경색 발병위험에 대비해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고연령인 경우 CHA2DS2-VASc 평가지표 상 위험점수를 낮게 받은 환자라도 비교 환자군보다 연간 뇌경색 발병률이 유사하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른 위험점수 1점만 받은 65~69세 환자군의 연간 뇌경색 발병률은 4.08%로 더 높은 위험점수 2점에 해당되는 만 18세 이상 전체 조사 환자군의 4.42%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연령 위험점수 1점만을 기록한 70~74세 환자군은 위험점수 2점의 동일 환자군보다 연간 뇌경색 발병률이 7%나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CHA2DS2-VASc 평가지표 상 동반질환이 없고 연령도 높지 않아 위험점수 0점으로 분류된 환자군이라도 55세 이상이면 뇌경색 발병률에 대비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Age Threshold for Ischemic Stroke Risk in Atrial Fibrillation Cohort Data Covering the Entire Korean Population’ 제목의 논문으로 뇌졸중 학술지 Stroke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위험점수 0점의 55~59세 환자군의 연간 뇌경색 발병률은 1.94%며 위험점수 1점의 만 18세 이상 전체 조사 환자군의 연간 뇌경색 발병률인 2.06%와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위험점수 0점인 60~64세 환자군의 연간 뇌경색 발병률도 위험점수 1점을 기록한 전체 조사 환자군보다 오히려 20%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영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국내 심방세동 환자들의 뇌경색 발병 위험은 고혈압이나 당뇨, 혈관질환 등의 질환 동반 여부보다 신체적 나이가 더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서양인환자를 전제로 한 CHA2DS2-VASc 평가지표가 아시아인 심방세동 환자의 연령 증가에 따른 뇌경색 위험평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방세동 환자의 뇌경색 예방을 위해 다양한 위험요소를 평가한 수치를 가지고 예방적 치료를 이미 해오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한국 심방세동 환자들은 CHA2DS2-VASc 평가지표에 따른 65세가 아닌 55세부터 정기적인 관찰과 함께 필요시 혈전을 예방하는 항응고제약물을 처방하는 것을 적극 고려하는 것이 예방에 효율적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및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 내용이 담긴 ‘Age Threshold for Ischemic Stroke Risk in Atrial Fibrillation Cohort Data Covering the Entire Korean Population’ 논문은 국제적인 뇌졸중 학술지 Stroke지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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