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매학회·헬스경향 공동기획 [치매 이야기] ① 치매증상의 원인인 ‘진짜 병’을 먼저 찾자
대한치매학회·헬스경향 공동기획 [치매 이야기] ① 치매증상의 원인인 ‘진짜 병’을 먼저 찾자
  • 이찬녕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ㅣ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0.02 15: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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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여성의 기대수명이 2030년 이후 세계 최초로 90세를 넘어설 만큼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속도는 가파르기 그지없습니다. 이 추세로 본다면 우리나라는 조만간 장수국가 일본을 넘어 세계 최장수국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지만 아직도 치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대한치매학회와 함께 시리즈칼럼을 통해 오해와 편견에 사로잡힌 치매의 첫 단추부터 마지막 단추까지 제대로 맞춰봄으로써 치매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이찬녕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고령화는 필연적으로 치매환자 증가로 이어진다.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중 치매환자가 2017년 약 72만명에서 2024년 100만명, 2034년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치매국가책임제를 포함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는 이유다. 

치매(dementia)는 ‘de(out of) + ment(mind) + ia(state of)’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 ‘정신이 없는 상태’라는 뜻이다. 19세기 말까지 치매는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한 개념으로 사용돼 정신질환은 물론 일시적인 사회적 무능력상태까지 모두 포함했다. 

반면 현대의학에서의 치매는 다르다. 정상적으로 성장해 생활했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 신경세포가 손상돼 기억력을 포함한 두 가지 이상의 인지기능장애가 계속되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일 때 치매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핵심은 치매는 병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치매는 단지 병적인 상태를 이르는 용어다. 쉽게 치매를 고열에 비유해보자. 고열의 이유는 폐렴일수도 있고 요로감염일 수도 있으며 가벼운 감기일 수도 있다. 

즉 여기서 치매는 고열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치매상태가 된 이유, 즉 진짜 병을 먼저 찾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한다. 병원에서 치매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무작정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왜 치매상태가 됐는지 병명을 물어야하는 것이다. 

치매는 나이 들면서 뇌세포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매가 가장 대표적이지만 뇌졸중 같은 퇴행성질환 등을 포함, 100여 가지가 넘는 질환들로 인해 치매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전체 치매 중 50~70%에 해당해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를 단순치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는 여러 치매 중 하나인 것이다. 

치매로 진단받았다면 무작정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왜 치매상태가 됐는지 병명을 획안해야한다. 

치매에서 가장 흔하고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기억장애이기 때문에 간혹 건망증을 치매라고 착각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건망증은 심한 스트레스나 우울증, 업무 과부하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나타날 수 있다. 어떤 사건이나 현상의 일부를 기억하지 못할 경우 건망증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치매는 일어났던 사건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건망증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방문한 사람들은 치매환자와 비슷한 증상을 보였지만 검사를 통해 치매가 아닌 경우로 밝혀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가성치매’라고 하는데 우울증 등 정신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 같은 대사성질환, 수두증, 뇌종양, 신경계 감염, 약물에 의한 인지기능 이상 등이 원인이다. 

기억장애를 비롯한 인지기능장애(언어능력, 판단력, 수리력, 기억력, 시지각력, 시공간구성능력, 실행기능장애)가 있을 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검사를 진행하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양적이나 질적인 인지기능 감퇴를 피할 수 없다. 인지기능이 저하됐다고 해서 모두 치매는 아니며 치매일 때도 정확한 병명을 알아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다. 오해와 편견에 사로잡혀 감추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진짜 병을 찾아내는 것, 이것이 치매관리의 첫걸음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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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2018-10-04 08:02:03
그럼 정확한 원인질환명을 의사한테 물어보면 되나요??? 아니면 어디서 알수있지ㅠㅠㅠ

애린 2018-10-02 15:42:26
치매가 질병이 아니고 증상이었군요... 전혀 몰랐습니다... 고열처럼 생각하면 된다니 확 이해가 됐습니다. 저희 어머니 진료해준 병원에 한번 물어봐야겠어요 이런거 전혀 모르니...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