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매학회·헬스경향 공동기획 [치매 이야기] ⑦ 부작용 없는 치매의 효과적인 치료법 ‘인지중재치료’
대한치매학회·헬스경향 공동기획 [치매 이야기] ⑦ 부작용 없는 치매의 효과적인 치료법 ‘인지중재치료’
  • 나해리 보바스기념병원 신경과 교수ㅣ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1.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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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리 보바스기념병원 신경과 교수
나해리 보바스기념병원 신경과 교수

인지중재치료(cogntive intervention)는 뇌의 노화나 질환으로 인한 인지기능 감퇴를 예방·회복하기 위해 시행되는 모든 전략 또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뇌는 일상생활의 경험 또는 학습을 통해 변화될 수 있다. 과거만 해도 성인이 되면 뇌신경세포는 더 이상 변화하거나 재생되지 않는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두뇌활동, 사회활동, 육체운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면 새로운 신경세포가 형성돼 뇌세포가 손상됐는데도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의 발현위험도를 낮춘다는 연구들이 많이 발표됐다.

인지중재치료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인지자극(cognitive stimulation) 치료다. 특별한 어느 한 영역의 인지기능 개선을 목표로 하지 않고 전반적인 인지기능악화 예방 및 과이상행동 치료를 목표로 한다.

예를 들면 음악요법(music therapy), 이완요법(relaxation), 원예요법, 미술요법, 운동, 대화, 애견요법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치료법들은 모든 사람에게 치매예방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며 인지기능장애가 심한 환자들에게도 인지기능악화 예방 및 우울증과 이상행동 치료를 위한 적절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

둘째는 인지훈련(cognitive training)이다. 이는 특정한 인지영역의 기능향상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표준화된 프로그램으로 연습을 통해 특정인지기능의 개선을 도모한다. 대개 훈련자의 안내를 받는다. 인지훈련은 개별적으로 시행될 수도 있고 그룹으로 시행하기도 한다.

인지기능 개선을 위해 일정기간 얼마나 훈련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지만 기억성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12주 이내로 6~20회의 훈련을 시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훈련은 주로 종이와 펜을 사용해 시행하며 전산화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 일상생활과 유사한 상황을 만들어 인지훈련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삼차원적 가상현실의 공간에서 현실과 비슷한 일상생활 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가상현실 프로그램도 소개되고 있다.

인지훈련은 표준화된 프로그램 안에서도 개인의 증상과 특성에 맞게 치료의 난이도와 종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인지훈련은 인지기능저하가 심한 환자들보다는 경증의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셋째는 협의의 의미의 인지재활(cognitive rehabilitation)치료다. 인지재활은 환자 개인의 장애와 환자 및 가족들의 요구수준에 맞춰 굉장히 개별적으로 훈련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따라서 환자와 가족, 전문가가 함께 상의해 재활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춰 전략도 짜게 된다.

인지재활에서는 인지기능향상이 목표가 아니라 매일의 일상생활에서 기능의 향상을 중요시한다. 가령 기억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 메모장이나 알람 등을 활용, 기억력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거나 환경 자체를 기억력의 요구도가 적도록 개편하는 것이다.

인지재활은 주로 젊은 외상 뇌손상 환자들을 위해 진행되다가 최근에는 치매환자들에게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인지중재치료는 인지장애 예방이 필요한 사람들부터 중증 환자들에게까지 모두 적용될 수 있다.

인지장애가 심하지 않은 경증 환자들에게는 보호자의 참여, 충분한 기간 등 개인의 요구에 맞춰 치료방법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좋다. 인지재활치료는 인지장애가 심한 환자들의 신체기능 개선을 위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

실제 인지중재치료에서는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치료, 즉 ▲인지자극 ▲인지훈련 ▲인지재활의 요소들이 혼합된 경우 많다. 치매환자가 인지중재치료의 효과를 유지하는 방법은 우선 치료의 일반적인 전략을 가르치고 환자가 일상생활의 다양한 상황에서 이를 적용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또 새롭게 배운 기술이나 행동이 치료에 도움이 되도록 환경을 바꾼다. 가족들은 적극적으로 치료에 동참해서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새롭게 배운 기술이나 행동을 적용하도록 돕는 것이 좋다.

인지중재치료는 당장의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와 같은 치료를 지속하면 치매를 예방하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다. 또 이미 인지장애가 발생한 치매환자의 경우에도 악화를 지연시키고 치매와 동반된 우울 및 행동장애를 치료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인지중재치료는 부작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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