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매학회·헬스경향 공동기획 [치매 이야기] ⑧ 치료제 없는 치매, 예방약은 존재하는가
대한치매학회·헬스경향 공동기획 [치매 이야기] ⑧ 치료제 없는 치매, 예방약은 존재하는가
  • 박진세 부산해운대백병원 신경과 교수ㅣ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1.19 2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진세 부산해운대백병원 신경과 교수

“치매가 걱정돼 미리 예방약을 받으러 왔어요”

진료실에서 고령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뉴스나 매체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치매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치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예방약은 존재할까? 안타깝게도 치매발생을 억제하는 약물은 치매치료제와 마찬가지로 아직은 없다.

현재 치매치료제로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나 NMDA 수용체 길항제와 같은 경구약물은 병의 진행을 늦춰 환자들이 많이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인이나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이 복용했을 때 치매발생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약국이나 병원에서도 치매예방약물 광고를 자주 보게 되고 주위에서도 치매예방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람을 흔히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약물은 뇌기능개선제로 뇌의 퇴행성질환 및 뇌혈관에 의한 2차적 퇴행성 변화를 억제해주는 보조 약물이다.

뇌질환 개선제·뇌혈관 개선제라고 불리며 많은 병원에서 처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주요치료제인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와 병용투여하는 보조제 개념이며 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이외에 치매 예방주사와 약국에서의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기억력개선제 역시 치료제나 예방약물 보다는 보조제로서 역할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면 예방약도 치료약도 없는 상황에서 치매를 예방·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보건복지부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치매예방수칙 333을 권장했다.

아직 예방약물은 없지만 비약물적 치료 즉 생활습관의 교정으로 치매의 발병을 효과적으로 최대한 낮출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치매예방으로 권장되는 3권(운동, 읽고 쓰기, 생선과 채소 먹기), 하지 말아야 할 3금(술, 담배, 외상), 반드시 해야 할 3행(정기검진, 가족과 소통하기, 치매 조기검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러한 생활습관의 교정은 약 1알을 먹는 것 보다 예방효과가 훨씬 좋다.

의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국내에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및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뇌기능개선제가 전문의약품으로 처방할 수 있도록 허가돼 있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일반의약품의 종류도 많이 있다.

하지만 약에 대한 맹신 보다는 전문의에게 약물효과에 대해 자세히 듣고 자신의 상태에 알맞게 적절한 용법과 용량을 준수·복용해야한다. 특히 약값이 터무니 없이 비싸거나 의학적 사실과 다르게 과대포장해 광고하는 약물은 복용을 주의해야한다. 치매에 대해 적절한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복용 전 전문의와 상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치매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의 발전이 가속화고 있다. 이에 치매발생의 위험군을 보다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됐고 이로 인해 치매약물의 예방효과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좋은 결과가 보고된다면 증상발생 이전부터 정확한 진단 및 치매위험률에 대한 평가와 약물의 적절한 투여로 치매발생을 줄일 수 있는 미래가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